한미FTA 타결로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농촌현실에 또 하나의 악재가 버티고 있다.

그동안 한 해 1조 2천억원 가량의 면세혜택으로 농민들의 간접수익을 유지하던 농업용 면세유 정책이 내년부터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함에 따라 시설하우스나 농기계를 보유하고 있는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다.

특히 방울토마토처럼 연료비 비중이 높은 우리지역의 시설작물이 면세유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수입농산물과의 가격경쟁에서 버티지 못 할 것이며 이로 인해 “시설하우스 농가가 흔들리면 줄줄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천여 평의 시설하우스를 경작하고 있는 정모(읍 강쟁리)씨는 “봄 출하를 위해 겨울동안 약 3만 리터의 면세유를 사용하면서 유류비로 1천7백만 원 이상을 지출했는데 면세혜택이 사라지면 당장 기름 값만 3천4백만 원을 지출해야할 지경이다”며 “이는 농사를 그만 두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면세유 파동은 2년에 한 번씩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04년 민주당 김효석 의원 발의로 2005년 6월 30일 혜택 만료되는 기한을 2007년 6월 30일까지 2년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중 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이후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이 지난 2월 8일 농어업용 면세유를 영구적으로 면세토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개정안’을 여야 의원 20여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했지만 가결되더라도 한미FTA 타결로 미국에 의해 불공정경쟁으로 국제재판소에 제소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농민들의 상황의식은 매우 낮은 편이다. “설마 면세유 정책이 사라지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FTA에서 미국측의 일관된 주장은 ‘한국농민도 미국처럼 직접적인 정부지원을 받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유 정책은 ‘등전등화’다.

농업용 면세유 혜택이 기한연장 되지 않을 경우 오는 6월 30일까지는 100% 면세가 유지되나 7월 1일부터는 75%만 면세혜택이 주어지며, 내년부터는 면세유 제도가 중단된다.

/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