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현상의 파장이 길다. ‘왕우렁이 피해가능성’이 살며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벼 직파농법을 이용하고 있는 일부 농가에서 지난 겨울 따뜻했던 날씨 탓으로 ‘왕우렁이의 월동’을 예상하고 “직파 후 어린모일 때 왕우렁이에 의한 피해를 입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농업기술센터는 다르게 보고 있다. “남미가 원산지인 왕우렁이는 기온이 0℃이하로 내려가면 동사되는 것으로 확인됐고 영하 5℃이하인 경우 월동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또 “토종 논우렁이는 땅을 파고 들어가 땅 속에서 월동하는 능력이 있으나 외래 왕우렁이는 물이 없으면 살 수 없어 ‘물이 빠진 겨울 논’에서는 월동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그 근거로 지난 1월 1일~10일까지 평균기온은 영하 6.3℃였으며 1월 한 달 동안 최저평균 영하 4.7℃, 최고평균 6.5℃로 평균 0.3℃를 보여 “사실상 왕우렁이의 월동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깊은 물 속이나 월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나 살아남은 개체가 있을 우려’에 대해서도 “벼 직파재배의 경우 직파 후 10일 만에 제초제를 살포하게 되며 수 일 후 다시 벼물바구미 등의 해충방제를 하기 때문에 왕우렁이가 유입되더라도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우려를 낳는 이유는 왕우렁이가 물 속에서 이끼나 어린 잎 등을 갉아먹고 크기 때문이며 모내기 한 벼가 아닌 볍씨로 뿌려진 논에 왕우렁이가 유입될 경우 발아돼 성장하는 볍씨를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전남은 현재 약 97~8%의 친환경농업농가가 왕우렁이 농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우리지역도 올해 1762ha가 이 농법을 신청한 상태”로 “일부 환경단체에서 제기한 생태계 교란문제는 토종 논우렁이는 새끼를 낳으나 외래종인 왕우렁이는 알을 낳는 방식이어서 두 개체의 교미로 변종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우렁이의 강한 생명력으로 우리나라에 수입된 후 이미 야생에 적응하고 있는 단계며 논물이 넘쳐 왕우렁이가 일부 직파재배논에 유입될 경우 해충방제 전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리고 있어 친환경재배농법의 철저한 연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