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의 영업품목제한과 휴업일수 준수, 영업시간 제한이 재래시장 및 중소유통상인들의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대규모점포 사업활동 특별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자신이 지난 3월 대표발의한 이번 특별법안이 꼭 통과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정부와 국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 대부분은 어떤 형태로든 대형할인점의 규제는 현 시점에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특별법안이 재리시장과 중소유통상인을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원종문 남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특별법안이 담고 있는 규제사항에 대해 항목별로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원 교수는 먼저 대형할인점의 출점제한과 관련해 “현재 등록제로 되어 있는 것을 허가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산업자원부가 어려워하고 있지만 깨끗하고 투명하게 그리고 공정하게 이뤄진다면 충분히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시간 규제와 품목제한은 중소유통업의 균형발전이라는 정책목표에 기반한 국내 규제”라며 “국내외 서비스공급자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대형마트에 적용한다면 문제가 될 것 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형할인점은 규제와 함께 다른 방향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원 교수는 “대형마트 출점제한은 대형마트의 해외시장 개척지원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며 “이미 국내 포화상태에 이른 대형할인점을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 개발세와 같은 세재를 통해 대형마트가 사회적비용을 부담케 함으로 대형마트의 확장을 축소시키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토론에서 김경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하루속히 법이 통과되어 붕괴직전의 재래시장 및 중소유통상인들이 존폐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대형유통자본과의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장호 숭실대학교 교수는 “대형할인점이 지역상권의 침체 내지 몰락의 원인인지는 정확하게 해석할 수 없으나 적어도 그 영향은 있는 것으로 간주 된다”면서도 “영향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 대형할인점의 사업 활동을 조정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대형할인점이 지역상권의 독과점을 야기 시키지 않으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까지는 규율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문준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 상권연구실장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의 전환과 관련, “서비스 공급자수를 제한한다거나 인구수에 대한 점포수 제한은 시장접근에 제한한다는 면에서 양허에 위배 된다”고 말했다.
즉, 대형마트의 출점 제한과 관련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은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무역협정(GATS) 위배로 통상마찰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통신 이정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