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의원이 지난 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지역구 당원 및 지지자 120여명이 방청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표연설을 실시했다.
대정부질문에 앞서 진행된 이날 대표연설에서 김 의원은 참여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한 후 한국정치 병폐의 원인을 극단적인 ‘이념 과잉’으로 진단하고 중도세력을 중심으로 정계를 재편해 정책경쟁을 벌여나가자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외교 · 안보 분야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음을 강조하며 당면과제인 북핵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미국의 ‘이라크 문제 스터디 그룹(Study Group)’을 본 뜬 ‘북핵 스터디 그룹’ 결성을 제안했다.
약 20분간 진행된 이날 대표연설은 현 정부에 대한 김 의원은 날선 비판으로 시작됐다.
먼저 김 의원은 참여정부 집권기간 동안의 경제성장률, 빈부격차, 부동산정책, 기업의 설비투자 등을 거론하며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지난 3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 3%, 기업설비투자 1.8%, 국가부채 400조, 일자리 급감, 부동산 거품 등의 상황은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음을 말해준다. 성장잠재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정부는 성급한 경기부양책보다 구조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이어 연설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사이에서 우와좌왕 한 참여정부의 사회정책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주택정책의 목표를 서민주택의 안정적 공급과 부동산 과세 형평에 두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정부정책을 꼬집으며 “정권교체기에 즈음해 동요하는 주택수요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여야가 초당적인 기구를 만들어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고용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일자리 보다는 기업의 투자에 의한 일자리가 훨씬 양질인 점을 강조하며 ‘기업형 도시’를 통한 원활한 고용창출을 위해 교육과 의료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또한 김 의원은 참여정부의 ‘편가르기식 국정운영’과 정쟁을 거듭하는 우리 정치문화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현 정부에 대한 질책을 마무리한 김 의원은 국정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대표연설을 이어나갔다.
김 의원은 최근 정치권에 휘몰아치고 있는 정계개편 논의와 관련해 “생각이 다른 정치인들이 같은 정당에 몸담고 있는 현재 정치상황을 정리하고 정책중심으로 정치권을 재편해 20년 이 후의 대한민국을 준비하자”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현 정치인들에게 현재의 당적에 구애받지 말고 한나라당 중심의 ‘보수’, 민주노동당과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규합한 ‘진보’ 그리고 이 두 그룹 사이의 ‘중도’로 해쳐 모일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연설 도중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개혁성향의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에게 “지금 자리가 불편하지 않느냐?”고 발언해 한동안 본회의장 분위기가 술렁였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본인과 같은 중도성향으로 규정할 수 있다며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또 김 의원은 현재 한반도의 안보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는 북한 핵실험 파문과 관련해 초당적 ‘공부모임’(Study Group)을 제안하며 안보분야 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함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를 위한 구체적으로 방안으로 정치인을 비롯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전문가와 명망가들로 구성된 미국의 ‘이라크 문제 스터디 그룹’을 모범으로 제시하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우리도 ‘북핵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안보위기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17대 총선 이 후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선 민주당의 행보를 하나하나 거론하며 소수지만 제대로 하려는 민주당에 국민들이 힘을 실어줄 것으로 요청했다.
한편 방청석에서 시종 정숙한 가운데 대표연설을 경청한 지역당원과 지지자들은 김 의원의 연설모습에 매우 흡족해 하며 별도로 마련된 간담회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여의도통신=유광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