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낙농육우협회, 한국양봉협회 등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한미 FTA 농대위)는 9일 늦은 1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발족식을 갖고 FTA 저지와 농어민 생존권 사수를 다짐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이정옥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발족식에는 농어민 회생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과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FTA가 농축수산인들에게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지 짐작케 했다.
또한 이날 발족식에는 한국독립영화협회 황철민 대표,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 양기환 대변인 등 영화 관계자들도 참여해 FTA 저지를 위한 연대 투쟁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발언에 나선 농어민 회생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대표 한화갑 민주당 의원은 "이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모르겠다"는 비난으로 입을 열었다.
한 의원은 "지난해 11월 쌀협상 비준안 통과시 정부가 금년 2월까지 하겠다고 약속했던 농업 회생을 위한 3자 협의기구 구성이나 책임있는 농업 회생 대책 마련 중 어느 것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진정 농민을 위한 정부라면 협상의 문제가 무엇이고 대책은 무엇인지 농민들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이어서 한 의원은 "노무현 정부가 농민들에게 밥 한끼 주고 끝내버리자는 식으로 나오면 농민들이 어떻게 꿈을 가지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겠느냐"며 농민들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한미 FTA 농대위는 발족선언문에서 "미국 정부 추산 최대 8조 8천억원 이상의 농업 부문 피해가 우려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외신인도 향상 등의 명분만 내세우며 경제적 효과마저 불분명한 한미 FTA를 어떠한 정보 공개나 대국민 동의조차 없이 강행하고 있다"며 "한칠레 FTA 이후 또 다시 비민주적인 밀실, 굴욕협상의 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대위는 "민족 식량 주권을 책임지는 농어업,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농어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하나로 뭉쳐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3, 4월 집중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한미 FTA를 저지하겠다고 밝힌 한미 FTA 농대위는 발족식 및 토론회를 기점으로 매주 수요일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오는 28일에는 각계 시민사회단체를 아우르는 한미 FTA 범국민대책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다.
농대위는 또 4월 1, 2일에는 영화인들과 연대해 범국민 문화제를, 15일에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범국민대회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발족식과 함께 열린 토론회에는 권경애 변호사, 보건의료연합 우석균 정책실장,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참석해 한미 FTA가 농축수산업에 미치는 영향, 농축수산업계의 대응과 국회의 역할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여의도통신=송민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