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연구원장 출신인 김효석 의원이 조선시대 향촌의 자치규약인 향약(鄕約)의 재발견에 나서 화제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 변온섭)와 함께 ‘향약의 현대적 구현’이라는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세미나는 장성 출신의 변온섭 회장이 김 의원실로 공동개최를 제의해 옴에 따라 국회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유도회에서 거대 정당과 함께 행사를 개최할 경우 세미나가 정치선전의 장이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공동주최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개회사에서 “우리 정치권이 이념차이를 이유로 극단적으로 대립하며 국론분열을 자초하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운을 뗀 뒤 “국민들이 원하는 상생정치와 생활정치는 향약의 공동체정신과 상부상조 정신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 것”고 말하며 향약의 가치를 한껏 추켜세웠다.
또 김 의원은 선친(先親)의 지역 유도회장 경력을 언급하며 자신이 부친으로부터 받았던 유교식 ‘밥상머리’ 교육을 화제로 삼기도 했다.
이어 변 회장은 현대사회의 주요특징을 무한경쟁과 빈부격차 그리고 웰빙(Well-being)으로 규정하고 “향약의 4가지 덕목과 인의예지를 통해 현대사회가 당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하자 ”고 역설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유승국 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은 정신문화가 피폐해져 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현실을 개탄하며 “유림들이 제대로 중심을 잡고 사회의 잘못된 부분은 꼭 지적해 바로잡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향약의 비판적 성찰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박경하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는 “조선시대와 일제시대, 계급을 이용해 향촌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향약이 악용된 사례도 있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신향약 운동’은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우선적으로 규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영평 대구경실련 대표는 “‘신향약 운동’이 ‘후진적 국가발전 협조자 모형’의 형태로 발전해서 절대 안 된다”고 지적하며 “유교적 권위에 기초한 사회계몽 운동, 지역사회 봉사운동, 사회복지 활동으로 특화되길 기대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700여명의 전국유도회 회원들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한편 이날 양형일(이상 열린우리당), 권오을, 이방호, 이강두 의원(이상 한나라당)과 함께 내빈으로 참석한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축사 도중 ‘명심보감’의 한 구절을 암송하며 성균관유도회와의 인연을 자랑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여의도통신=유광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