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 23명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한 · 미 FTA 협상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약의 체결과 비준에 대해 국회가 참여하도록 규정한 헌법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권한쟁의 심판이란 국가기관 사이 권한을 두고 다툼이 생길 경우 헌법재판소가 분쟁을 해결해주는 심판제도다.
열린우리당 김태홍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이번 소송에 참여의사를 밝힌 여야의원들과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찬진 변호사는 7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소송취지문을 발표하고 기자회견 직 후 소장을 헌법재판소에 접수하기로 했다.
권영길 의원은 소송취지문 발표를 통해 “현재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대통령의 조약체결권을 과도하게 사용해 삼권분립 원칙을 침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협상진행 과정을 국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협상의 졸속추진으로 위협받는 국민경제와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국회의원 23명은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태홍 의원은 “여당의원으로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FTA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적지 않은 심적고통과 갈등을 겪었으나 이대로 FTA 협상이 체결될 경우 국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몸을 던져 개입했다”며 “정부가 독점 · 일방적으로 협상을 추진하는 것을 중단시키고 관련 정보를 공개해 국민적 합의를 통해 체결에 도달하자는 취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참여연대 김기식 처장은 “소송에 참여해준 국회의원들 특히, 항상 시민단체와 뜻을 함께 해주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여당 상임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소송에 참여해준 김태홍 의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향 후 3차 협상에서 미국의 노골적 요구가 가시화 될 경우 의원들의 참여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소송을 직접 담당하게 될 민변의 이찬진 변호사는 “권한쟁의 청구를 한다고 해서 현재 진행중인 협상을 중단시키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협상진행에 직접적 영향이 미치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여부는 참여 의원들이 판단에 따라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번 소송제기와 함께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 각 상임위원회가 한미 FTA 전반에 대해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