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지난 22일 이해찬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2004년도 세입세출결산, 기금 결산안에 대한 심사를 벌였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를 촉구했다.
민주당을 대표해 예결위에 참여하고 있는 김효석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정부의 2004년 재정운영 기조를 살펴보면 성장과 분배의 조화, 중장기 재정건전성 유지, 적극적 경기 대응을 목표로 해서 예산이 편성됐다"며 "결산심사에 그런 목표가 제대로 달성됐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정부의 재정건전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OECD 국가에 비해 양호한 편이라고 하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향후 재정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낙관적으로 안주해서 있을 수 없다"며 채무에 관한 정부의 적극적인 목표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매년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고 있지만 추경이 경기 부양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정부의 추경편성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국무총리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올해에 정부가 추경을 준비하고 있지만 저소득층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 사회복지적 측면에 한정해 편성할 계획"이라며 향후 경기전망에 따라 추경편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또 "정부의 세수 전망 등 예산편성의 기초가 되는 통계자료가 총체적 부실을 갖고 있다"며 "이를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04년도 부가가치세 결산, 보건복지부의 기초생활급여사업 결산 내역 등에서 정부의 전망과 실적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예결특위에서는 불법 도청과 관련, 논란을 빚고 있는 국가정보원 예산의 투명성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 실효성 등이 집중 논의됐다.
열린우리당 문석호 의원은 "상위 10%의 사람이 전국 사유지의 91.4%를 보유하는 등 토지소유의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면서 "각종 개발이익에 대한 철저한 환수는 물론 강력한 토지공개념 도입이 필요하다"고 개발부담금제, 토지초과이득세제 재도입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국세청을 동원한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은 알고 보니 허수아비 정책이었다"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당 이은영 의원은 "지난해 봉급생활자들이 낸 근로소득세가 당초 예상보다 18.9% 더 걷힌 반면 전문직 종사자를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종합소득세 수입은 12.1% 부족했다"면서 "`봉급생활자들이 봉'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는 국정원 소관 예산현액 3천939억원, 기획예산처 국가안전보장경비 3천247억원 등 총 7천186억원에 정보통신부 통신사업 특별회계 중 40억원을 합해 지금까지 밝혀진 총액만 7천226억원에 달한다"면서 "국정원 예산 총액과 지출 총액을 밝혀라"고 주장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