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의원은 지난 4일 오후 12시 20분 KBS 1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과 최근 다시 불거진 통합신당론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김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한나라당의 감세안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히고 대신 불요불급한 예산을 찾아내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함께 최근 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의 열린우리당, 민주당, 중부권 신당을 아우르는 통합신당을 만들자는 제의에 대해 “민주세력의 통합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바지만 특정정당이 어려운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정략적인 차원에서 당의 통합이라든지 이런 걸 얘기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내년 지방선거 이전 민주세력 대통합 방향의 정계 개편”을 예견하기도 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요약. (편집자)
박에스더; 17대 국회 두 번째 예산안 심사가 시작이 되었는데, 어떻게 심사가 진행되고 있습니까?
김효석; 이번 주 상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다음 주에 예결 위원회로 넘어오게 됩니다. 그러면 다음 주부터 예결 심사를 해서 다음달 2일까지는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진행이 될 것입니다.
박에스더; 지금 각 부처, 또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안을 하나라도 더 따내기 위해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있는데 지금 쟁점은 한나라당의 감세안이거든요. 9조 가까운 감세안을 냈는데, 이 감세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히셨지요?
김효석;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가 일부는 서민을 위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는 저희 민주당도 함께 할 생각입니다. 다만 핵심은 소득세하고 법인세를 내리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논리적인 근거는 결국 소득세, 법인세를 내려가지고 소비와 투자를 늘리게 되면 다시 경기가 좋아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논리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것들이 국내 경기, 경제 상황에는 들어맞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번 감세안은 열린우리당도 동시에 책임이 있습니다. 작년에 소득세 1%를 내렸지 않습니까? 그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정책 공조를 통해서 내린 것입니다. 저희는 반대했습니다, 그 당시에 본회의 표결에서도 제가 나가서 반대의사를 표명했어요. 그결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1% 인하를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52명의 국회의원들이 저에게 동의를 해주었습니다. 결국은 인하가 되었는데,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금 세입이 1조 4천억 정도가 덜 걷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이 혜택을 본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서 1조 4천억의 세입기반이 무너져 버리니까 국채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국채는 모든 국민이 부담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모든 국민에게 1조 4천억을 거두어서 비교적 잘 사는 사람들에게 그 돈을 나누어주고 있는 형편이에요.
박에스더; 한나라당 감세안은 불요불급한 세출을 찾아서 감세를 한다는 것이었는데 지역예산, 특히 호남예산을 깎는다 이런 얘기가 불거져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무슨 얘기인가요?
김효석;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한나라당이 특별하게 호남만을 타깃으로 해서 깎겠다는 얘기는 올바른 근거가 없는 주제로 보입니다. 한나라당이 감세를 주장하기 전에 불요불급한 세출을 삭감하자 하는데는 저희도 동의합니다. 왜냐면 금년만도 벌써 9조 이상의 국채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내년도에도 마찬가지로 세수 부족으로 9조 이상의 국채를 발행해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요불급한 부분은 철저히 찾아가지고 삭감해야 된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박에스더;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서 삭감을 해야 될까요?
김효석; 낭비성 예산이 없는가 살펴봐야 됩니다. 매년 재정계획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큰 돈을 줄이는 것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연말에 가면 소나기 식으로 예산이 집중적으로 집행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멀쩡한 보도블록이 파헤쳐진다든지, 또 집기라든지 컴퓨터의 구매가 갑자기 늘어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이런 부분은 예산의 불용을 없애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집행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감사원으로 하여금 집중 감사를 시켜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깎는다든지, 또 제도를 좀 바꾸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보, 신보, 농신보, 주신보를 통해서 대략 1조 5천억원이 지원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도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는 등 우리가 노력을 하면 상당부분 삭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 공사부분도 지금 최저입찰가를 좀 확대해서 적용하면 (물론 최저입찰가를 적용했을 때 부실공사라든지 품질문제가 있는가는 우리가 더 검토를 해봐야 할 부분이 있지만) 추가적으로 공사비도 좀 절약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에스더; 예산에 대한 입장을 쭉 들어봤고요. 다른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겠는데요. 그동안 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이 민주당과의 합당 주장을 계속해 왔는데 이번엔 열린우리당, 민주당뿐만 아니라 중부권신당 세력까지 아우르는 통합신당을 만들자, 이런 얘길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효석; 기본적인 입장은 민주세력의 통합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겁니다. 다만 저희가 그런 통합주장에서 경계하는 부분은 특정 정당이 어려운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정략적인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요. 정치지형의 변화 또한 우리가 오랜 동안 얘기해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임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연정론은 사실 많은 비판을 받아서 도충 하차한 것처럼 보입니다. 저도 물론 대통령의 대연정에 비판적인 글을 올렸었고 지금도 그러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통령의 연정 제안에서 우리가 진정성을 찾는다면, 대통령이 뭔가 끝임 없이 새로운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를 합니다. 무슨 말씀이냐면, 정치권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지금 그런 부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과거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했습니다. 예를 들면 민주 대 반민주, 독재 대 반독재, 또 지난 총선의 경우에는 낡은 정치 대 새로운 정치라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좀 분명했어요. 그런데 현재 상황에서는 새로운 정치라고 해서 젊은 세대가 많이 수혈이 되고, 또 과거사 청산 등 새로운 정치를 해보려고 했지만, 이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굉장히 불안감을 주고 (국민들이) 혼란스러워 한단 말이에요. 지금 현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할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박에스더; 알겠습니다. 그러면 고민하시는 추구해야할 가치는 무엇인가요?
김효석; 지금 대통령이 던지는 가치는 아마 지역주의 극복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께서 지금 어찌 보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를 하고, 저도 정치권에 있는 사람으로 뭔가 조그마한 일이라도 할 수 있다면 일정한 역할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에스더; 지역주의 극복이 정치권에서 추구할 가치가 될 수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김효석; 결국 지역주의를 대신할 수 있는 가치는 이념이나 정책중심의 정당이지 않겠습니까? 이게 우리가 가야할 방향입니다. 예를 들면 중부권 신당과의 연합이라든지, 이런 것을 얘기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볼 때에, 우리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는 것이지요.
박에스더; 일단 그 부분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에 대해서 일정부분 동의를 하시는 거군요? 그 가치를 추구하는 면에 있어서는?
김효석; 물론 연정이나 대연정같은 방법론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고민은 저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금 열린우리당이 왜 내홍을 겪고 있는가를 잘 살펴보면 결국 정체성의 혼란 아닙니까? 정당이 이념이나 정책중심으로 가지 않으면 혼란을 겪게 마련입니다. 왜 정책 중심으로 가야 하는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가 열린우리당이라고 보는 겁니다.
박에스더; 그러면 앞서 중부권신당까지 포괄하는 통합 신당 부분에 대해선 좀 저어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위기 타개하는 건 아니라고 보셨거든요. 그럼 정체성과 이념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 이런 건 가능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김효석; 저는 이렇게 봅니다. 저희 민주당은 중도 개혁적 성향을 가진 정당입니다. 그래서 중도 개혁적 성향을 가지고 또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이면 그것이 열린우리당이 되었건, 중부권신당이 되었건, 한나라당이 되었건 이런 사람들이 중심이 돼서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런 것을 중심으로 해서 앞으로 정치지형 변화가 있을 때 움직여 나갈 것이다.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겠습니다.
박에스더; 정치지형의 변화가 임박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지방선거나 대선 등 큰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임박이라면, 어떤 시기를 염두에 두고 계신 겁니까?
김효석; 저는 지방선거가 끝난 뒤 대선을 앞두고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예상을 했었습니다만, 의외로 생각보다 좀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는 생각을 요새 갖게 됩니다.
박에스더; 그럼 지방선거 이전 민주세력의 대통합 방향의 정계 개편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김효석; 그런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거죠.
박에스더; 그럼 그 방식은 당 대 당 통합이겠습니까? 아니면 ‘헤쳐모여'식의 방식이 되어야 할까요?
김효석; 당 대 당 통합은 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모든 정당이 아직도 불안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의 경우에도 굉장히 지형이 지금 불안한 상태에 있습니다. 아직도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정체성 때문에. 이런 당에서 다른 당을 통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까 제가 말씀드린 그런 기조 위에서 우리 정치가 좀 ‘헤쳐모여’식으로 정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게 우리 정치가 안정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에스더; 왜 지방선거 전으로 시기가 빨라졌다고 판단을 하셨습니까?
김효석; 일단 지방선거까지는 이 상태로 갈 줄 알았는데 우선 열린우리당부터 그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이미 파열음이 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쪽에서 움직이게 되고 그런 것들이 촉매제가 되면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 그렇게 보는 것이지요.
박에스더; ‘헤쳐모여'의 구심은 어디가 될까요?
김효석; 구심은 어디가 될지, 어떤 당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우리 민주당이 지금까지 일관되게 끌어온 가치, 이념, 성향(정치적이나 정책적으로)으로 미루어 정치적으로는 중도개혁을 표방하고, 정책적으로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하고, 또 우리가 추구하는 정치적인 가치는 지역주의 극복을 함께 하는 그런 분들에게 우리가 중심이 되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요.
박에스더; '헤쳐모여'를 하다 보면 반 한나라당 전선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김효석; 그것을 반 한나라당으로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한나라당에도 우리와 같은 생각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박에스더; 그럼 '반보수 민주대연합'이라고 봐야 할까요?
김효석; 저는 그렇게 정리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게 바람직하다고 보는 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