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은 민선 3기들어 ‘생태도시’ ‘대나무신산업화’ 로 전국에서 가장 유 명한 자치단체로 각광을 받았다.
각종 신문방송은 물론 잡지와 사보 등 다양한 여론매체에서도 전남의 작은 자치단체에 불과했던 潭陽의 생태도시 정책과 대나무신산업에 대해 다양한 초점으로 앞다퉈 특집기사로 다루기도 했다.
이는 담양이 갇히지 않고 열린,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과 더불어 군민들의 살고 있는 모습속에서 우리나라 자치행정의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農道 전남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친환경농업과 생태환경 정책의 미래 청사진’의 가능성을 담양에서 찾았기 때문으로 본다.
그 희망은 담양의 자연환경을 자원으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화 정책을 소신껏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246개 자치단체 모두가 탐낼 만한 생태도시라는 브랜드를 담양군이 한발 앞서 선점했고,
각종 환경정책 최우수 자치단체 선정에서 더 나아가 전국 최초의 ‘그린시티’ 지정과 함께 우리나라 유일하게 OECD환경영향평가를 받은 것은 물론 프랑스 파리 OECD본부에서 한국을 대표해 생태도시 潭陽을 홍보할 수 있게 되기까지 담양군이 지속적인 친환경 생태도시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점은 정부와 관련부처의 호평속에 대내외적으로 이미 인정된 사실이다.
잘 알려진 것이지만, 담양은 전남의 여타 시골 郡들과 마찬가지로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의 하나였다. 그런데 현재의 담양은 대단히 몰라보게 달라졌다. 과거 민선 3기에 타 자치단체와는 차별화된 환경.문화.지속가능한 개발 정책으로 국내외의 괄목할만한 주목을 받았고 ‘대나무’ 와 ‘생태문화도시’ 라는 단일 브랜드를 대내외에 각인시킨 ‘선택과 집중’ 의 일관된 행정 덕분에 내일로 미래로 성큼성큼 발전되고 있다. 외부 전문가에 의하면 담양의 ‘대나무’ ‘생태도시’ 지역브랜드 가치만 1조원 이상을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담양의 의욕적이고 차별화된 생태문화정책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 보다 앞서 생태도시,생태농촌을 건설, 세계적인 모델이 되고있는 일본의 선진 자치단체를 찾아 담양의 생태도시 정책 추진에 도움이 되고자 이번 기획취재를 계획했다.
특별히 담양군은 민선3기 시절 군정 최우선 시책이 생태도시,대나무신산업화 정책 추진으로 세계속의 생태도시 담양, 대나무고장 담양의 위상을 확고히 정립해왔으나 이제 민선4기가 출범하면서 군정이 규제완화, 개발 위주 정책으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자칫 지금껏 눈부신 성과를 내며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친환경생태도시화 정책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맑고 깨끗한 자연 그대로의 환경 보존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지역발전과 주민소득을 올릴 수 있었던 지금까지의 정책들이 크게 빛을 발하고 있고 또한 우리가 선진 지역으로 지목한 이웃 일본의 생태도시,생태농촌이 이룩한 성과들이 향후 글로벌 경쟁시대에 지자체가 살아남는 최선의 방안이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더 늦지않게 담양에 벤치마킹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생태도시, 생태농촌’을 테마로 한 해외 기획취재는 혹여라도 과거의 개발정책으로 회귀하려는 郡정책 방향을 경계하고 그 물꼬를 바로잡아주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 취재 개요
* 취 재 명 : 日本의 생태도시.생태농촌을 찾아서
* 취재기간 : 10월12-10월15일(3박4일)
* 취재지역 : 타마 뉴타운, 고호쿠 뉴타운(생태주거단지)
일본 빚물이용박물관 등 생태환경시설
유후인市(생태전원도시-潭陽 유사지역)
아지무쵸(일본 그린투어리즘 명소)
▣ 취재일정
* 1일째 : 광주⇒인천공항⇒일본(동경 나리따 공항)⇒타마 뉴타운
* 2일째 : 빗물이용박물관⇒요코하마市 고호쿠뉴타운
* 3일째 : 오이타현 유후인市⇒아지무쵸
* 4일째 : 오이타공항⇒인천공항⇒광주
▣ 보도 개요
* 보도기간 : 10월25일-11월 22일(총5회)
* 게재순서 : ⇒① 생태주거환경 - 타마뉴타운, 고호쿠뉴타운
② 생태환경시설 - 빗물박물관
③ 생태전원도시 - 유후인
④ 그린투어리즘 - 아지무 와인공방
⑤ (총괄) 潭陽-생태도시, 나아갈 방향은?
인천공항을 출발한지 2시간 남짓, 동경 나리따공항에 도착했다. 여장을 풀 새도 없이 마중나온 현지가이드의 차량에 몸과 짐을 맡긴 채 곧바로 첫 취재지역인 타마-뉴타운으로 향했다.
동경 인접 쾌적한 배드타운으로 조성된 타마-뉴타운은 동경시내에서 약 1시간 남짓 거리지만 도심고속도로와 신깐센 등 수도권 출입 도로망이 잘 발달돼 있어 일본인들에게 대도시 출퇴근 시간으로는 그리 불편하지 않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고가도로인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타마뉴타운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녹화사업이 잘 돼 있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방음벽과 중앙분리대를 꽃과 나무, 넝쿨식물을 심어 푸른 길로 녹화시킨 것은 운전자들의 피로감을 훨씬 덜어주는 한편 도시와 도시간의 끊겨진 자연환경을 녹색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도 마치 모두 새차인 듯 깨끗한 외관을 유지한 채 시속 100㎞내외를 달리며 여유있게 드라이브를 즐기는 듯하여 통상 150㎞를 왔다갔다하는 우리네 고속도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언뜻 지나치는 트럭 뒤편에 ‘適合車’ 라는 문구가 적혀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일본에서는 출고된지 5년 이상된 경유차량은 배기가스 필터 장착이 의무화 되어 위반시 50만엔(한화 약 5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대단히 강력한 행정조치로 느껴졌다.
전기(가솔린겸용)로 주행하는 하이브리드Car도 이곳 일본의 도로에서 처음 보았는데 현재 5종류나 시판되고 있고 리터당 평균 33.5㎞의 연비를 낼 수 있어 연료비 절감은 물론 대기가스까지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와 함께 환경을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한 일본의 미래 교통정책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고속도로 노면도 빗물을 흡수하는 친환경 투수아스팔트로 포장, 교통사고 감소와 함께 노면이 뜨거울시 머금은 빗물을 다시 노면에 증발시키는 열섬효과(heat island)까지 가능해 도시온난화를 최소화 하고 있었으며
도심도로의 톨게이트 ETC(하이패스) 설치는 고속도로는 100%, 일반도로는 이미 50%를 넘을 정도로 보급률이 높았다. 일본이 톨게이트 ETC보급에 관심을 갖는 것은 통과시 시간절약은 물론 차량의 감속, 등속시 발생하는 매연을 줄이기 위한 환경정책 차원이라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우리나라의 가을처럼 화창한 날씨속에 차창밖으로 보여지는 황금들녘에서는 가을추수에 여념이 없는 일본 농부들의 모습들이 간간히 눈에 띄는 가운데 일본의 환경정책에 관해 가이드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타마뉴타운에 접어들었다.
▣ 타마-뉴타운........전통과 자연이 살아있는 “숲속의 도시”
일본은 60년대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도시 주변에 타마, 고호쿠, 고세사, 천리 등 46개의 신도시를 건설해 왔으며 이는 대도시 통근을 전제로 한 배드타운 조성이 주목적이었다. 즉, 대도시 주변에 주택지를 공급하기 위한 신도시 건설 개념의 뉴타운을 건설한 것으로 타마뉴타운은 동경 인근에서 가장 통근이 편하고 살기좋은 배드타운이라 생각하면 될 듯 싶다.
동경은 23개區와 주변에 28개 위성도시를 갖고 있는 일본의 수도이자 세계 최대규모의 도시. 타마市는 배드타운 기능을 목적으로 조성된 자연환경이 살아있는 동경 인근 가장 쾌적한 위성도시로 동경 중심지에서 서쪽으로 약 30 ㎞지점에 위치해 있다.
일본이 지금까지 건설해 온 46개 신도시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개발 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이곳은 지난 1965년 개발의 첫 삽을 뜬 후 “주거와 휴식, 교육, 문화, 상업기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자족도시 건설” 목표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일본형 신도시의 전형으로 각광을 받고있다.
타마뉴타운 개발의 특징은 자연을 최대한 보존함으로써 환경과 인간과의 조화를 통한 인간중심의 생태도시를 건설한 점으로 현재 이곳의 녹지와 공원은 전체 면적의 32%(약270만평)을 차지, 마치 “숲속의 도시”를 연상케 한다.
뉴타운內 아름답게 건축된 아파트와 빌라, 주택이 한데 어울어진 주거단지 한곳을 찾아 보았다. 주택과 공원, 학교가 어울어진 말그대로 숲속의 주거타운 이었다. 깔끔하게 잘 정비된 올망졸망한 주차공간과 녹지대, 실개천과 공원이 조화를 이루며 아주 신선한 공기를 품어내는 곳이었다.
학교와 집 앞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실개천에서 가재,송사리를 잡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은 특히나 인상적 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학교가 파한 후 한 두 시간 친구들과 함께 실개천에서 물고기를 잡고 노는 것이 정말 재밌다고 했다.
記者가 한국에서 살기좋은 일본의 친환경 마을을 취재하러 왔다고 하자 초등학교 2학년쯤으로 보이는 ‘다까시’ 라는 아이는 “집앞에 개울이 있어서 친구들과 일주일에 2-3차례 가재, 물고기를 잡고 노는데 정말 재밌어요” “한국 욘사마 배용준 잘 알아요. 아주 좋아해요”라며 친근감을 보이며 말했다. 자동차 수만대를 파는 것(경제)보다 배용준이라는 배우(문화) 하나가 더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국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아이들과 미소로 인사한 뒤 , 타운內 일본의 전통 주택이 그대로 남아있는 舊시가지를 찾았다. 전형적인 일본식 목재 주택이 도로를 따라 즐비한 가운데 길 옆 맑은 물이 흐르는 도랑이 시선을 끌었다. 예전부터 있어왔던 도랑을 복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비록 舊시가지라 하지만 도시 중심도로를 따라 맑은 물이 흐르는 도랑에 갖은 수변식물과 꽃이 피어있고 물고기가 평화롭게 헤엄치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디 가능한 일이겠는가?
거리는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고 전통이 살아있는 건물들과 작고 아담한 상가의 간판들마저 예술품처럼 느껴지는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아! 생태전원도시는 바로 이런 것이구나!”하는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었다.
숲속의 녹색도시 타마뉴타운 건설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조성된 주택은 약 10만가구에 인구는 20만명. 동경 도심을 잇는 대중교통망을 완벽하게 구축, 도쿄 번화가인 신주쿠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을뿐 아니라 타마뉴타운 전체를 관통하는 배기가스 없는 친환경 모노레일을 설치해 시내 곳곳을 이 모노레일을 타고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 그야말로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자연과 환경, 인간이 공존하는 그린시티, ‘꿈의 도시’를 건설중이다.
그렇지만 아직 남아있는 과제도 있다. 동경의 배드타운으로 최고 각광을 받는 곳이지만 동경의 위성도시 기능과 함께 이제 스스로 직장과 주택이 조화된 자립형 복합도시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곳 市관계자는 “타마뉴타운의 자족기능을 확보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이를 위해 각종 공공기관과 기업 등 업무시설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경에서 요코하마市 미도리區로 들어서자 거리환경이 사뭇 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숲인지 도시인지, 도시인지 숲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시가지는 온통 녹색으로 꾸며진 공원이었다.
고호쿠 뉴타운에 들어서는 입구에서 뜻하지 않게 한국식당 ‘소나무(미쯔)’ 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이틀째 김치맛을 못본 터라 속을 달랠필요도 있었지만 고호쿠뉴타운에 관해 상세히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반가웠다.
한국사람 만난것도 반가운 일일진데, 고향이 전남 영광이라는 주방장을 만나자 더욱 살갑게 느껴졌다. 이곳 한국식당은 주인, 주방장 그리고 주인 조카 등 3명이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로부터 記者가 취재하고픈 고호쿠뉴타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 고호쿠-뉴타운......실개천이 흐르고 새소리 아름다운 공원도시
코호쿠뉴타운은 동경 중심에서 남서쪽으로 25㎞, 가나가와현 요코하마市 북서쪽 약 12㎞ 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곳 역시 대도시 배드타운 기능을 목적으로 지난 65년부터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6만가구에 인구는 22만명이 살고 있으며 ‘녹지를 최대한으로 보존하는 도시’ ‘고향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도시’ ‘안전한 도시’ ‘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기대되는 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고있다.
개발사업에 시민이 참여하고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균형잡힌 신도시 개발이 목적이다. 경사면 녹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역사적 건축물, 오래된 주택지내 숲 등을 보존하여 이것을 핵으로 공원과 녹도로 구성된 녹지 네트워크, 기능적으로 배치된 보행자전용도로 네트워크 등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생태전원도시 조성을 추구하고 있다.
고호쿠 뉴타운 중앙부는 거의 하천이 흐르고 있고 시가지 곳곳에 자연공원(산림)과 논밭이 90% 이상을 차지, 이곳도 역시 타마뉴타운과 같은 숲속의 도시로 세계적인 생태전원도시로 각광을 받으며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있다.
市관계자에 따르면 요코하마 북부지역에 있어서 ‘난개발의 방지’ ‘도시농업의 실현’ ‘시민 참가형 도시정비’ 를 기본 이념으로 하여 요코하마시 6대사업의 일환으로서 개발 구상되었다. 그 후 활력 있고 균형 잡힌 복합다기능 도시의 형성이 목표에 추가되어 업무도시로서 일익을 담당하도록 도시건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고호쿠뉴타운 중심지구는 개발이익의 공공.지역에의 환원이라는 의미에서 市, 지방자치단체, 공단, 민간기업 등이 협력하여 개발을 유도했으며 타마 신도시 건설사업 이후 동경 주변에서 행해진 가장 대규모의 주택지 개발사업으로 최신의 계획기법들이 적용되었다.
고호쿠뉴타운 개발 방침의 한 가지인 “푸른 환경을 최대한으로 보존하는 거리만들기”를 실현하기 위해 귀중한 푸른 자원을 녹도나 보행자전용도로에 묶으면서 체계화 하는 ‘그린 매트릭스 시스템’을 채용했다. 즉, 뉴타운 전역에 오픈스페이스와 녹도를 계획하여 푸른 자연공간을 최대한 조성한 것이 큰 특징이다.
공원은 지형과 자연을 그대로 살려 다양한 레크레이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생물환경의 보전과 육성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종합공원 1개소를 비롯 자연 지형을 받아들인 지구공원 4개소, 근린공원 15개소, 아이들이 놀기좋은 아동공원 65개소 등 4가지 형태의 공원이 도시 곳곳에 자리잡아 각각의 주택지와 이용권에 인접해 있으며 이러한 공원을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녹도를 5개 조성했고 그 총연장만 약 15㎞에 달한다.
記者가 찾은 주거村에는 마을 어디에도 나무와 숲이 있고 실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공원이 있고 숲 속 산책로가 있으며 거리에는 전주와 전선이 보이지 않고 동네 안으로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았다.
삭막한 콘크리트 바닥에 사람과 차가 뒤범벅되어 있고 간판과 전선으로 시야가 혼란스러운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환경속에 일단 압도될 수 밖에 없었다.
야산과 구릉지를 자연 그대로 활용한 주거타운을 조성해 주택.도로.공원이 일체감을 이루고 있고 사람들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외출하며 아이들은 학교를 파하면 끼리끼리 어울려 오솔길이 잘 정비된 실개천이 흐르는 숲길을 따라 재잘거리며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평화롭게 보였다.
1970년대 일본의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고호쿠 지역까지 무질서한 개발이 확산될 위기에 처해지자, 요코하마시는 도시와 농촌기능이 공존할 수 있는 모형으로 친환경생태도시 고호쿠뉴타운을 조성을 추진하였다고 한다.
낮은 인구밀도뿐만 아니라 생태.환경도시를 만들려는 노력이 도시 곳곳에서 보였다. 우선 녹도를 주 골격으로 하여 공동주택.학교.기업용지와 개인 소유의 녹지를 공공 녹지와 연결시키고, 여기에 사찰 등 역사문화 유산과 하천, 실개천까지 결합시켜 만든 그린매트릭스 시스템이 눈에 띄였다.
중심축이 되는 이 녹도는 도시전체에 5개 루트가 있고 주변 경사지의 녹지를 합하면 폭이 100m이상인 곳도 있었다. 도시 내에 명실상부한 녹지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흩어져 있는 오픈스페이스를 하나의 체계로 엮어 냄과 동시에 도시의 방재대책으로도 활용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공원은 원래의 지형을 살려 조성돼 도시 한복판에 있는 공원인지 깊은 산골의 공원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형태가 자연스럽고 녹음이 우거져 있었다.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시냇물 소리와 풀벌레 소리들이 어우러져 아름답고 정겨운 소리까지 만들어 냈다.
이러한 공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는 녹도의 전체 길이는 총 15km에 이르고 녹도 중간 중간에는 작은 광장과 휴식처가 설치되고 주변을 따라 실개천이 정감 있게 흐르고 있었다. 녹도의 경사지를 따라 흐르는 이 실개천이야말로 물과 녹지의 일체감을 느끼게 했다. 도시내를 흐르는 시냇물의 길이는 8km. 물 학습 장소, 새나 곤충,수생식물의 서식지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는,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물네트워크 시스템도 갖고 있었다.
“여름에 도시 한복판에서 어린이들이 벌거벗고 물장구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린시절의 향수에 빠져 가슴이 뭉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이곳 고호쿠뉴타운은 참으로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유토피아처럼 느껴졌다.
신도시 한복판에서 곡식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도시개발의 확산을 억제하고 경관을 보호하면서 도시농업을 확립하기 위해 농업전용지구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고호쿠뉴타운은 신도시가 도시기능과 농업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도.농간의 조화를 이루는 인간정주지로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도심 속의 생태전원도시, 고호쿠뉴타운은 30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조성되어졌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시정부.주민.개발공사가 함께 참여하는 고호쿠뉴타운개발심의회, 고호쿠뉴타운사업추진연락협의회 등을 통해 주민을 도시의 계획과 개발과정에 직접 참여시키고 있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 글 장광호 記者, 사진 서영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