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농협RPC와 벼 부산물을 거래하던 왕겨업자가 입찰 부정 의혹을 언론과 경찰 등에 제보한 뒤 음독자살, 파문이 일고있다.
지난 3일 지역 왕겨업자 김모씨(52,금성면 원천리)가 수북농협RPC에서 올해 왕겨 반출계약에 조합장과 직원들의 부정이 개입된 의혹이 있다며 거세게 항의하다 미리 준비해 간 독성 제초제 '그라목손'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씨는 농약을 먹기 4일전인 구랍 29일 언론사 홈페이지와 경찰 등에 이번 수북농협RPC 왕겨 입찰부정 의혹외에 수북농협 문 모조합장의 독선과 부정행위 등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관련기관에서 이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호소, 사건 후 경찰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씨는 죽기전 왕겨가격 견적서 제출방식으로 진행된 올해 왕겨 입찰이 처음부터 낙찰자인 왕겨업자 ㅂ씨에게 유리한 조건속에 이뤄졌고 자신이 써냈던 왕겨 가격도 사전에 노출되는 등 수북농협RPC측이 조합장과 친구관계인 ㅂ씨에게 계약을 주기위해 일을 꾸민것이라고 주장, 이를 시인할 것을 요구하며 직원들과 심한 언쟁을 벌이다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음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RPC 직원들은 김씨가 언쟁 후 왕겨작업장으로 간 잠시 뒤 농약을 마시고 신음중인 것을 이날 오후 2시경 발견해 119에 신고, 김씨를 병원에 옮겼으나 음독 15시간만이 4일 새벽 5시경 사망했다.
김씨는 지난해초 수북농협RPC측의 수차례 요청에 의해 1년간 왕겨 반출계약을 맺고 얼마전까지 이곳 미곡처리장에서 40㎏왕겨를 230원에 사들여 이를 지역 오리·닭 등 축산농가에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3일부로 계약이 끝나자 김씨는 수북RPC측이 악조건속에 희생을 감내하며 왕겨작업을 해왔던 자신과 다시 계약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조합장이 자신과 친구인 왕겨업자 ㅂ모씨에게 사업권을 주기위해 직원들에게 압력을 행사, 8개항에 이르는 새로운 계약조항을 만드는 등 부당한 입찰을 강행, 결국 자신을 밀어내는 억울함을 당했다고 호소문을 통해 주장했다.
김씨는 "271원의 견적가를 제시한 나는 떨어지고 지난해 왕겨 반출계약시 줄곧 100원을 요구하며 작업을 못하겠다고 포기했던 조합장 친구 ㅂ씨가 어떻게 된 일인지 280원을 제시해 낙찰됐다"며"이는 조합장 친구인 ㅂ씨에게 사업권을 주기위해 조합장이 사전에 작업한 의혹이 짙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수북 조합장이 평소 RPC를 운영하면서 여러차례 강압과 부당한 행위를 서슴치 않는 등 독선을 일삼아 왔다고 주장, 이를 시정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씨는 미리 음독을 결심한 듯 구랍 31일자로 작성한 호소문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은 돈도 없고 학력도 없고 배경도 하나없는 한심한 인간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태어나 성실과 진실로 모든 사람들 보다도 2배 이상 열심히 생활했다고 자부하고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북농협 미곡처리장 입찰과정에 부정과 권력과 비리의 문턱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무너지는 인간의 신세 한탄속에 이 못된 풍속을 꼭 세상에 알려주고 다시는 나같은 약자의 사람이 없도록 선처를 부탁드리며 수북농협 같이 인간들을 돈으로 영업하고 권력으로 약자의 상권을 약탈하는 조합장과 RPC를 전국에 규탄합니다. 이 몸 하나 희생해서 다른 약자가 조금이나마 보답이 된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꼭 이 못된 과정을 파헤쳐 주시길 세상을 떠나면서 부탁드립니다."는 글을 남겼다.
사망한 김씨의 유족들은 6일 장례를 치른 후 수북농협RPC에 운구차를 대고 노제를 지낸 뒤 고인의 명예회복과 억울한 원혼을 풀어줘야 한다며 왕겨 계약과정에서 조합장의 강압과 잘못된 업무처리 시인 및 고인에 대한 사죄를 요구했으나 문 조합장이 도의적 사죄외에 업무상 잘못은 없다면서 이를 거절, 한때 유족측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으나 몇시간 뒤 결국 문 조합장이 도의적 사죄는 물론 계약과정상의 민·형사상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뜻을 밝혀 유족측과 가까스로 합의가 이뤄졌다.
이번 일 외에도 문 조합장과 수북RPC는 왕겨, 쌀겨 등 벼 부산물 계약에 있어 他道 업자에게 장기간 물량을 독점 계약해주는 등의 문제로 지역업자와 농가들의 비난을 자주 사온 것은 물론 RPC쌀 유통과정에서 수백만원의 판매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던 일이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번 왕겨 관련 음독자살 사건과 관련해 문 조합장을 비롯 RPC 관리소장 ㄱ모씨와 직원들에 대해 계약과정에서 부당한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어 결과에 대해 지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광호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