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등급표시제 개선 관련 입법예고
양곡업계, “일률적 등급 표시 쉽지않아” 난색

정부가 쌀 등급 중 ‘미검사’ 항목을 삭제해 쌀 품질 고급화를 추진키로 해 주목된다.

이에따라 그동안 등급 검사를 거치지 않은 70% 상당의 미(未)검사 쌀이 사라지고 등급이 세분화 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현행 양곡표시 사항의 쌀 등급 중 ‘미검사’ 삭제 등 쌀 등급표시제 개선과 관련한 양곡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동안 유통되던 쌀은 특, 상, 보통 등 3개 등급만 존재했었다.

이는 쌀의 깨짐 정도 및 투명도만을 나눈 등급으로, 실제 지역별 쌀 품질과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더욱이 시중에서 등급표시된 쌀은 21.5% 뿐으로 73.3%는 미검사, 5.2%는 미표시로 표기된 채 판매되고 있어 등급제도의 취지가 훼손되고 소비자의 알 권리가 침해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에 브랜드 쌀을 구입한 소비자 상당수가 쌀 구입 시 품질등급보다는 생산년도·도정연월일·구입가격 등을 더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쌀 공급과잉과 소비감소 추세에 따라 적정생산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쌀 등급표시율을 확대해 완전미율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미검사’ 조항을 삭제키로 했다.

정부는 다만 영세업체 등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유예기간을 1년 두기로 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미검사’ 쌀은 쌀의 품질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등외’ 표시를 부착해 소비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반대로 품질에 자신있던 쌀은 검사 후 ‘높은 등급’을 받게 돼 고품질 쌀을 찾는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정부는 쌀 등급 표시를 내실화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고품질 쌀 생산도 촉진, 이를 통해 쌀 공급 과잉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을 접한 지역 RPC 등 양곡업계는 농가마다 쌀 품질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등급을 표시하기 쉽지 않는데다 유통 과정에서 쌀 싸라기가 발생하거나 수분 함량이 바뀌면 등급 허위 표시로 처벌될 수 있다며 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등 난색을 표명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