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명의 전문학자 참여, 미암학 재조명

담양학인으로 조선조 중기 호남을 대표하는 경학의 대가 미암 유희춘의 학술과 사상을 재조명하는 학술토론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호남사학회가 주최하고 미암박물관 주관으로 지난 12일 광주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이날 학술토론회에는 향토사학자, 유림, 문중인사, 대학원생 등 250여명이 참석해 7가지 주제로 발표와 열띈 토론이 이어졌다.

논제 발표자는 이 지역 학자들 외에도 서울대 규장각, 국사편찬위원회, 단국대, 부산대, 공주대 등 타 지역의 전문학자들이 다수 참석해 다양성을 보여 줬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미암탄신 500주년과 미암박물관 건립기념으로 전라남도와 선산유씨 문중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미암 유희춘(眉巖 柳希春, 1513∼1577)은 원래 해남 태생이지만 만년에 처향인 담양 대곡으로 안주하고 후손들이 누대 세거하면서 담양학인으로 알려져 있다. 

미암은 당시 문장위주의 도학보다도 유교 경전에 담긴 성리학적 경학연구에 몰두해 성균유생들에게서 ‘동방의 주자(東方朱子)’로 불려졌으며 경전 외에도 안 읽어 본 책이 없을 정도로 많은 서적을 섭렵해 ‘서중의 신명(書中神明)’ 으로 칭송됐다.

또한 미암은 도학문장의 김인후(道學文章 河西), 논리정연의 기대승(論理整然 高峰)과 함께 박학다문의 유희춘(博學多聞 眉巖)으로 알려져 임란후 호남삼현(湖南三賢)으로 추앙됐다.

한편 미암 유희춘의 학술과 미암일기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 박사학위자도 상당수 나오고 발표된 논문이 60편이나 될 정도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아울러 미암일기에 대해서는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아 역사 외에도 사상, 고문서학, 서지학, 건축, 의학, 천문학, 민속  등 다양하게 연구된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러한 방면의 연구자들이 논제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활발한 연구토론회로 큰 관심을 모았다.

미암은 경전연구 외에도 많은 저술을 남겼으나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거의 소실되고 친필일기인 미암일기초(眉巖日記草) 10권만 전해 현재 보물 260호 국가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이와함께 후손들이 남긴 진귀한 고문서가 풍부해 유형문화재 265호로 대덕 소재 모현관 고문서(慕賢館 古文書)로 지정되었으며, 민간건축으로는 호남에서 가장 오래된 미암사당(眉巖祠堂)이 민속자료 36호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한편 선산유씨 문중은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미암일기 외에도 많은 유물을 안전하게 보관, 관리하기 위해 대덕면 장산리에 10여년 전부터 유물관의 건립을 추진, 조만간 개관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