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행하고 있는 공공근로사업이 지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일자리가 없는 영세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공공근로사업은 3D 기피 현상과 맞물려 일손부족 현상과 농촌 품앗이 일손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A식당 주인 B모씨는 최근 종업원 관리가 안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네에서 둘째가면 서러울 정도로 일 잘하고 내일처럼 몸을 아끼지 않던 종업원이 공공근로에 다녀와서 180도 바뀌어 퇴근시간쯤 돼서 찾아온 손님을 외면하고 일손을 놓아버리기 때문이다.
"저녁 9시까지 근무하기로 한 약속을 핑계로 9시 전후에 들어온 손님 접대는 나 몰라라 하고 퇴근해버려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 이라면서 "종업원 퇴근시간에 맞춰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푸념이다.
농민 김모씨도 "농촌에 갈수록 일하는 사람은 줄어들어 애써 기른 농작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전에는 새벽부터 나와 밤늦게까지 일해주던 사람들이 품삯을 올려준다고 해도 일도 편하고 보수도 적지 않은 공공근로로 몰리는 바람에 전 가족들이 나서 일하고 있다" 며 "다행히 어렵게 일손을 구해 일을 시키다 보면 시간 떼우기 식으로 일관해 당장 그만두라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상을 치른 D모씨도 비슷하게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품삯을 주고 빌린 일손이 궂은 일은 하지 않고 시간만 때우며 제값을 하지 못했을 뿐더러 저녁을 마치자마자 매몰차게 손을 뿌리치고 가버린 것.
D씨는 “예전처럼 내 일같이 열심히 해주는 일손 구하기가 어렵다”면서 “정이 넘치던 인정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푸짐했던 인정이 사라진 것은 공공근로사업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실업자와 영세민 구호차원에서 마련된 공공근로사업이 ‘적당히 시간만 때우면’ 일당이 나오는 편안한 일자리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농민들은 "힘든 일을 기피하는 세태에 편승해 이같은 유형의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며 "서비스업 뿐 아니라 농촌의 품앗이까지도 전이돼 서로의 신뢰를 깨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