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학교 통폐합이 각 지자체의 최대 교육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지역 담양에서도 이미 적지않은 학교가 문을 닫았거나 또다른 통합 및 폐교위기에 처해있어 지역사회 공동체의 교육시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때이다.

이에 현재 우리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규모학교 통폐합 및 그동안 폐교된 학교들의 실태, 그리고 타지역의 ‘소규모학교 살리기’ 성공사례를 통해 담양의 교육현실을 고민하고 나아가 가장 알맞는 교육여건 개선 및 특색있는 학교살리기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살펴보는 일은 실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한 일로 여겨진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난 8월26일자(6면) 보도에 이어 폐교위기에 처해있던 학교들의 체육특성화 학교 육성을 통한 극복사례를 소개 한다.

“우리 학교는 이렇게 폐교위기를 극복했다”

사례1) 양산 원동중, 야구로 전국을 흔들다
전교생 51명, 폐교 막은 ‘기적의 야구부’

준비된 기적이었다. 기적이라기 보다 학교와 학생, 지역주민이 일심동체로 만들어낸 한편의 감동 드라마였다.

학생수 감소로 한때 폐교 위기까지 내몰렸던 경남 양산의 원동중학교가 얼마전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올해 대통령기 야구대회에서 당당하게 우승,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야구부 창단을 통해 학교를 살린 것은 물론 야구로도 이름을 크게 떨친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양산에서 나왔다.

원동중 야구부는 올해 제43회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에서 창단 2년만에 ‘우승’ 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원동중의 전국 제패는 창단 2년만의 쾌거라는 점 외에 학생수 감소로 한 때 폐교 직전까지 갔던 학교가 일약 야구명문으로 발돋움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원동중은 야구부 창단으로 2010년 30명도 안되던 학생수가 51명(야구선수 20명 포함)으로 늘었다. 한때 폐교위기까지 몰렸던 학교가 학교와 지역사회, 동문회의 열정과 노력으로 야구부 창단과 전국대회 우승 이라는 결실을 맺자 이제 전국에서 전학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폐교 직전의 학교를 살리고자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이제 ‘야구특성화 학교’를 꿈꾸며 다시한번 비상해보려고 한다. 특성화 학교로 지정되면 예산도 늘어나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고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할 수 있어 학교를 지켜낼 수 있고 지역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제 원동중학교의 꿈은 야구를 통해 배우고, 야구를 통해 꿈꾸는 전국 첫 야구 특성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 주민과 학교,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는 노력으로 사라질뻔 했던 학교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생생한 현장이다.

사례2) 강진북초교, "야구부 창단한 동문이 살렸다"

전교생이 17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 처했던 전남 강진군의 초등학교가 야구부 창단에 매달린 동문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되살아났다.

강진북초는 1963년 개교해 1970년대초 전교생이 1천명을 넘기도 했지만 학생 수가 급감해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특히 전교생이 20명이 이하로 줄어 교육부의 자동 분교개편 정책에 따라 2012년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자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총동문회가 모교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자신들의 모교가 폐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한 총동문회는 학교를 살리는 방법으로 야구부 창단추진위원회를 결성, 프로야구 前해태타이거즈 출신 김태업 선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어 광고를 통해 선수를 모집하는 등 지난 3년 동안 기수별 출연금 등으로 총 8천여만원을 모금했다. 이를 통해 학교 운동장 시설공사, 합숙소 등을 마련하고 광주ㆍ전남 지역에서 선발한 14명의 선수로 구성한 강진북초야구단을 출범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같은 총동문회와 학교의 노력으로 야구단을 창단하면서 학생 수가 31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가까스로 폐교 위기를 벗어나게 됐다.

사례3) 정읍 이평중 야구부 창단, 폐교위기 넘겨

정읍의 시골학교에 야구부가 창단되면서 폐기 위기에 처한 농촌학교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면(面)단위 농촌학교인 이평중은 학생수가 13명까지 떨어져 폐교 위기까지 몰렸지만, 야구부 창단 소식이 알려지자 외지에서 학생 15명이 입학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평중 야구부는 20여명의 학생으로 창단됐는데 이 중 15명이 서울, 광주, 군산 등 외지에서 온 학생들이었다. 야구부 창단에는 야구인들의 도움이 컸다. 지역 중학교에 야구팀이 없고 창단 계획도 없자 정읍시 리틀야구단 소속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전남지역 중학으로 진학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프로야구 해태타이거즈 출신 방수원 감독(광주 광산구 리틀야구단)을 비롯 야구인들이 각 리틀야구단 학생들에게 이평중 야구부의 창단 소식을 알려 선수 수급과 창단을 도았다.

이 학교 교장은 "지난 2009년 창단된 정읍시 리틀야구단이 시민 호응을 얻게됨에 따라 우리 학교도 자신감을 갖고 야구부를 창단했고, 팀이 학생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며 "공부와 야구를 병행하는 야구특성화 학교로 우리 학교를 육성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사례4) 양평 단월중, 체육특성화 학교로 ‘폐교 위기’ 극복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은 양평군내 12개 읍면 가운데 인구가 3000여명 남짓한 가장 작은 면소재지이다.
단월면에 있는 단월중은 면지역 학교여서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150여명에 지나지 않지만 체육특성화 학교로 이름을 알려나가면서 전통의 사립중학교로 유명세를 얻고있다.

단월중은 야구부를 비롯 여자 축구부, 골프부, 스노보드부를 창단, 체육특화로 폐교 위기를 넘겼다. 4개부 50명의 선수들이 있는 단월중은 이미 정유림 같은 선수가 세계적인 스노보드 선수로 이름을 떨쳤던 터였다. 정유림은 국제대회에서 수차례 입상경력을 지닌 유망주이다. 단월중은 2012년에 집중적으로 팀을 만들어 3월에 여자축구부, 10월에 야구부를 출범시켰다. 현재 단월중 야구부는 1학년 16명, 2학년 13명 등 모두 29명이다. 야구부 학생들중 1학년 생 7명은 10등 이내의 학업도 우수한 학생들이다.

면내 인구가 적다보니 학생 수급에도 영향을 미쳐 한때 전교생 30명 이하의 폐교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이처럼 체육특화로 돌파구 찾아 활기를 띠고 있다. 2013년에 학급 증설인가(6학급)를 받았고, 혁신학교로 지정 됐다. 이 학교 교장은 “한 때 폐교 위기에 몰렸지만 학교를 살리기 위해 체육 특성화로 돌파구를 찾았다.”고 말했다.

한편, 초중학교 체육특기 선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진학이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지역내 고교가 팀을 만드는 것이지만 어느 지역이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폐교위기에 몰린 농촌지역 초,중학교를 되살리는 방안으로 야구부 창단 등 체육특성화 학교가 여러곳에서 성공사례를 보이며 폐교위기 극복의 희망을 안겨주고는 있지만 이들 학교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린 야구선수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 지역내 고교팀을 창단하는 것이 남겨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즉, 고교팀 창단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인데, 이 문제는 학교와 지역사회, 그리고 대한야구협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 등의 공감대 형성은 물론 열정과 현실적 지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대목이다.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