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벼 수확기를 앞두고 쌀 풍년에 대한 농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벼멸구가 창궐해 벼들이 말라 죽는 등 병해충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요즘 들녘에 나가보면 다 자란 벼들 사이로 하얗게 말라죽은 벼들을 쉽게 볼 수가 있는데 줄기마다 쌀알 만한 벼멸구 수백 마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특히 벼멸구 밀도가 높은 논은 제때 방제를 하지 않으면 볏대 아랫부분의 양분을 빨아먹어 아랫부분부터 서서히 황색으로 변하다가 9월 상순경이 되면 벼 포기 전체가 말라죽게 된다.

벼멸구는 국내에서는 겨울을 나지 못하고 중국 남부지방에서 저기압을 따라 매년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비래해충으로 볏대를 집중적으로 흡즙해 벼를 말려 죽이는 등 벼농사에 큰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매년 7월 중순 중국에서 날아와 벼의 즙을 빨아먹는 벼멸구가 올해 이처럼 기승을 부리는 것은 30도가 넘는 고온이 한달 넘게 이어지며 성충이 되는 기간이 보름 가까이 빨라지면서 평년보다 많은 4차례까지 번식을 한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친환경농업 지역이 늘고 있는 것 또한 벼멸구 번식을 늘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수북면 농민 김모(73)씨는 “가을걷이를 한 달 가량 앞둔 들녘에 불청객인 벼멸구가 찾아오면서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면서 “약제가 볏대 아랫부분까지 닿을 수 있도록 충분히 뿌려주고 있지만 이미 면역력이 생긴 벼멸구는 약을 쳐도 다시 생겨나 방제에 어려움이 많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이처럼 농민들의 근심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군이 수차에 걸쳐 기동예찰을 실시한 결과 벼멸구 발생필지는 72%로서 피해면적이 점차 늘고 있으며 방제를 소홀히 한 포장에서 20주당 최고마리수가 300~400마리에 이르는 등 긴급 방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돌발해충인 멸강나방이 발생해 피해를 주고 있으며 출수기를 맞아 이삭도열병 마저 발생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예찰·방제가 요망된다.

이와관련 군 관계자는 “방제 필요 필지가 25%로 나타나 안정적인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서는 벼멸구 방제가 꼭 필요한 상황으로 조사됐다”면서 “특히 방제가 필요한 필지는 긴급방제를 실시해 더 이상 벼멸구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고온 건조한 날씨로 병해충 발생이 크게 증가하고 일부 논은 변색이 되는 등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철저한 예찰과 함께 벼멸구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방제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