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정에 충실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있는 대로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겠습니다"
농업 현대사와 같이한 외길 40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1년간의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농업기술센터 이석동 소장(사진)의 소감.
이 소장은 서류 없는 공무원으로 파란 자전거와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논두렁 밭두렁 누비며 60~70년대 식량자급 달성을 위한 녹색혁명의 기수로, 80년대에는 농가 소득향상을 위한 백색혁명의 주역으로, 90년대 이후부터는 세계화 시대에 우리농업이 살길은 친환경농업이라는 신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농업의 산증인.
장성 출신으로 장성중·광주농고·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한 이 소장은 1966년 7월 광주시농촌지도소를 시작으로 농촌지도사업에 투신하여 장성·화순·무안·나주·신안·고흥·함평 농촌지도소 등을 두루 거쳤으며 고품질 쌀 생산, 방울토마토 등 수출농업 육성 등 남다른 열의와 성실함으로 99년 3월 담양군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자체 승진했다.
이 소장은 재임하는 동안 2002년 농업기술센터가 전국 우수농촌 지도기관으로 선정된 상사업비 1억2000만원을 수상한 것을 비롯 전국 최초 연구사 확충, 딸기 육묘부터 관리 지도를 통한 전국 제1의 담양딸기의 명성을 획득했으며 2년 연속 농림부 영농교육 최우수기관 선정 등 담양의 명예를 드높였다.
또한 전국 최초로 천적을 활용한 칠레이리응에 보급, 전기이온수·산소 농법 공급과 매년 1억원 가량 천정 수레 등 농기계 보급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농민들의 노동력 절감은 물론 유황훈증기 사용 권장 등 친환경농업의 메카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든든한 주춧돌이 됐다.
이 소장은 “97년 농촌지도기관의 지방직화 이후 IMF를 겪으며 공직사회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직원감원이 가장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며 “농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농촌지도사 선생님, 생산자와 소비자로부터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업기술센터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소장은 "앞으로의 공로연수 생활은 지나온 공직생활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며 "왜 좀더 주민들 편에 서서 업무처리를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지나온 공직생활을 이렇게 소회하며 후배 공무원들에게 뼈있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행정은 무엇보다 투명해야 하며 무엇보다 주민들의 편익이 극대화되도록 모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며 "자신이 좌우명으로 삼아 온 '사필귀정'이란 말을 공무원 모두가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어질고 겸손한 성품으로 후배 공무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로부터 신망을 받은 이 소장은 "당분간 친지를 찾아뵙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보낼 것이다" 며 "긴 공직 생활동안 고락을 함께 해온 동료 직원들과 내조에 충실해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지방 공무원으로서 봉사의 기쁨과 퇴직의 명예를 가져다준 담양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고 덧붙였다./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