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직 공무원이 마케팅 담당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미친놈이라고 했던 것도 잘 알고 있고 왜 사서 고생길로 들어가냐고 충고(?)도 있었지만 꼭 해보고 싶었고 자신도 있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도 잘한 판단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담양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을 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경호 마케팅 담당의 소감.
이 담당은 지난해 6월 군에서 마케팅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 마케팅 담당 직제를 신설하고 직위 공모를 하자 주저없이 응모했다.
이 담당이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료들과 현황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생태도시 담양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이 직거래 장터나 개개인의 노력여하에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나 타 자치단체에서 생산되는 물품에 비해 현저히 소득 격차가 큰 것을 발견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몰두했다.
한달여 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내린 결론은 담양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중 우선적으로 판로 확보가 불확실한 쌀을 판매하기 위한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먼저 선결할 사항이라고 여기고 대형유통업체?기업체?종합병원?아파트?대형식당 등을 공략층으로 설정하고 하루가 멀다할 정도로 문턱이 닳아지게 담당자들을 접촉한 결과 조금씩 희망이 싹 트기 시작했다.
혈연?학연?지연은 몰론 사돈의 팔촌까지 총동원해 매진한 결과 수원 상록마트, 광주 제이유백화점, 두암동 DC마트, 광주 매일매일 마트, 전라남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음식업중앙회 광주광역시 동구지부, 익산 서해건설, 무등장례식장, 순천 한성관, 서부경찰서 등에서 담양쌀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
여기서 용기를 얻은 이 담당은 일산 언덕 청소년관, 한국국토개발(주) 광주지사, 광주 굿마트, 고양시 우편 집중국, 경기도 화로구이 체인점등을 상대로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는 마음으로 땀흘려 담양쌀을 구입케 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자 대형 유통업체로 눈을 돌렸다.
50만명의 회원수를 확보하고 있는 (주)롯데닷컴 홈페이지에 대숲맑은쌀 구매 사이트를 개설하여 담양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것을 비롯 전국에 38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주)푸드스타, 학교 급식 납품업체인 (주)푸드알프스와 (주)푸드머스로부터 호감을 사서 고정 거래처를 확보하는 결실을 맺었다.
이처럼 승승장구의 길을 걷던 이 담당은 농?특산품의 소비 결정권을 주부들이 갖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자 대형 유통 매장에서 소비구입 패턴을 면밀히 지켜본 결과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됐다.
여기서 착안하게 된 것이 담양 관광지와 연계한 산지투어이다.
이 담당은 서울시 각 구청 부녀회장 및 소비자 단체, 강남구?서초구 아파트 입주자 대표 및 부녀회장 30명 등 총 80명의 도시 소비자를 담양으로 초청, 두리농원 쌈채소 재배 현장을 비롯 대나무 신산업 1번지인 대나무바이오텍와 대나무건강나라 등 산지 투어를 실시해 담양 농?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직접 눈으로 확인케 하여 신뢰도를 제고했다.
또한 경기도 구리시 여성단체연합회, 광주 동부 교육청 학부모 급식 봉사단, 광주 여성합창단, 서울 롯데닷컴 고객 들을 대상으로 죽녹원, 대나무박물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소쇄원, 한국 가사문학관 등 관내 유명 관광지 투어와 고려전통식품, 시목 단감따기 체험을 통해 담양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어 구매로 연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이 담당은 수도권에서의 시장 선점을 위해 서울 구청 부녀회장 산지 투어 때 관광버스에 탑승, 담양을 알리는 홍보 도우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 서울까지 동행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구수한 입담을 무기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등 담양 바이어로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담당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롯데 백화점 잠실점에서 담양 농?특산품전을 개최토록 노력한 결과 지난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금성농협외 14개 업소에서 출품한 대숯?죽염된장?한과?죽제품?멜론?방울토마토?떡갈비 등을 절찬리에 판매한 것을 비롯 광주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농?특산물전을 열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기존 여성단체에서 개척,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청계벽산아파트 농?특산품 직거래 장터를 비롯 성동구?용산구 직거래 장터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가 하면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및 군수 품질 보증제 개발 연구 용역을 공개 입찰하여 1억14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그리고 쌀 값 하락과 국회 비준 통과에 따라 농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전 공직자들의 마케팅화를 추진해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대숲맑은쌀 3만1000여포대를 사전 예약하고 학교 급식에 1만포대, 1만포대는 롯데유통을 통해 공급토록 하는 등 친환경농산물의 판로를 탄탄하게 확보하는 결과를 창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담당은 “지리도 익숙하지 못한데다 기존 거래처와의 총성 없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담양군을 대표하는 바이어’라는 자긍심을 갖고 도전했는데 현실은 생각처럼 녹녹하지 않을 정도로 말못할 고통이 수반됐다” 며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 구애하지 않고 마케팅 활동에 전념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군과 동료 공직자들의 따뜻한 격려와 수고했다는 칭찬이 오늘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초에 기획된 광주 롯데마트 첨단점 농?특산품전을 비롯 푸드머스 쌈채소 계약, 전국 46개소의 롯데슈퍼 전 점포에 대숲맑은쌀을 입점토록 노력하는 한편 미지의 개척지 제주도 시장에 친환경농산물을 판촉하기 위해 올인 할 각오이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정종대 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