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나무축제를 즈음해 담양군이 개최하고 있는 전국대나무공예경진대회가 공예인들의 호응속에 전국규모 대회로 자리잡은 가운데 수준높은 명품대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부 시상제도의 개선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이 올해로 32회째 열고 있는 전국대나무공예경진대회는 우리 지역 죽세공예인을 비롯 전국의 내로라 하는 공예인은 물론 디자인, 조형물 관련 대학생들의 호응속에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행 시상제도의 한계로 인해 대내외에 내놓을 만한 좋은 작품 이나 대작(大作)들이 몇년째 출품되지 않고 있다는 게 지역 공예인들의 일반적인 여론이다.
이와관련 지역 대나무공예인들은 “현재의 경진대회 시상은 상품성과 실용성, 창의성과 예술성 등에 더 주안점을 두다보니 전통성,작품성 있는 수준작들이 출품되지 않고 있다” 며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훌륭한 작품과 대작이 나오게 하려면 현행 시상제도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제시하는 시상제도의 개선은 우선, 현행 제품분야 및 조형물분야 2개 시상부문을 세분화, 제품분야를 전통부문과 상품화부문으로 이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는 출품작들의 심사가 해마다 상품화 및 실용성을 강조하다 보니 작품성과 전통성이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전통죽세공예품들의 출품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상 전통죽세공예는 작품 제작에서부터 완성까지 시일도 많이 걸리고 제작비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며, 대회 출품을 위해 마음먹고 제작한다 해도 “상품성과 실용성이 떨어진다”며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이로인해 지역의 명인,명장급 죽세공예인들은 아예 경진대회 출품을 꺼려하고 있으며 참가한다 해도 시늉만 내는 소작 위주의 작품들만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한 대나무명인은 “경진대회에서 전통 죽세공예품들이 외면받는 추세여서 출품 자체를 포기하고 손을 놓은 지 꽤 오래됐다” 며 “어차피 좋은 평가도 받지 못하는데 굳이 고생해서 큰 작품을 만들려는 사람이 있겠느냐” 반문했다.

여기에 지역 죽세공예인들은 “해마다 심사에서 상품화 가능성과 실용성 등을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여겨 시상에 반영하고 있지만 정작 입상작들을 보면 전통을 외면한 퓨전공예품이 많고, 이 또한 상품화 되는 게 거의 없는 실정이라는 게 더 큰 문제” 라며 심사와 상반되는 사후결과에 대한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지역민들은 “대나무공예품경진대회 또한 대나무를 지역브랜드로 삼고 있는 담양군의 가장 중요한 대나무정책 중 하나일텐데 정작 지역의 죽세공예인들로 부터 외면당해서는 안 될 일이다” 며 담양군과 주관부서의 적절한 여론수렴과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군은 현재 전국 대나무공예경진대회에서 제품 및 조형물 2개 분야에 대상(국무총리상) 각 500만원을 비롯 금상,은상,동상,특선,입선 등의 시상을 하고 있다. 또 전국 각 대학 디자인 관련학과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디자인분야 시상도 병행하고 있다./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