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리적 표시제'와 특허청의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제'가 농업인과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사실상 상표법상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제'(이하 단체표장)가 농산물품질관리법상 '지리적표시제'와 유사한 내용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사후관리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품질관리법상 지리적표시제는 농산물 및 그 가공품의 명성이나 품질이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특정지역 고유명칭을 브랜드로 등록해 보호하는 제도로 지난 99년 도입돼 시행됐다.

특허청이 관리하는 상표법상 단체표장도 특정상품(농산물 포함)의 품질, 명성 등이 특정지역에서 비롯된 경우 그 지역에서 생산·제조된 상품임을 나타내는 제도로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다.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은 지역특산품을 생산하는 생산자단체가 지리적 표시를 지식재산권으로 권리화하는 것으로 최근 각 자치단체 등에서는 지역특산품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해 경쟁적으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에 국내 지리적 표시 보호기반 조성을 위해 상표법이 개정되면서 법의명의로 상표등록을 할 수 있게 됐으며 국내 1호는 지난해 11월 등록된 ‘장흥 표고버섯’이다.

그러나 이 두 제도는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 측면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어 농업인과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리적 표시제는 품질인증제적 성격이 강해 단속과 제재 등 제품에 대한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이뤄지지만 상표법상 단체표장은 단속과 처벌이 특허 심판이나 재판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또 단체표장의 경우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독점 배타적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어 지적재산권을 철저하게 보호받을 수 있으나 농관원의 지리적 표시제는 국내 브랜드로 한정돼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농관원과 특허청 등 서로 다른 기관이 동일 지역명의 고유 브랜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자칫 당사자들 간 법적 분쟁 소지마저 유발될 가능성이 많다.

예컨데 지리적표시 등록을 마친 브랜드에 대해 다른 단체가 상표법상 같은 브랜드로 단체표장을 받은 후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 혼동은 물론 같은 지역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주민 박모씨는 "특허청의 지리적 표시제 단체표장제는 농관원 지리적 표시제와 성격은 유사하나 사후관리 측면에서 많은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혼선을 막기 위해서는 단체표장은 공산품 등 일반 상품에만 적용하고 농산물을 제외하는 방안이 마련되야 한다"고 밝혔다./정종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