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3대 본능으로는 식욕, 수면욕 그리고 성욕이 있다. 이중에서 성욕은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시간적인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 1%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나머지 99%가 함께 무너져내려 버린다. 이처럼 가장 원초적인 본능중의 하나인 섹스는 우리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섹스중에 느끼는 극도의 쾌감인 오르가즘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기왕에 하고 있는 것이 섹스라면, 무덤속까지도 갖고 떠난다는 황홀경에 대해 욕심을 내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르가즘이란 프랑스어로 먼저 예술적인 느낌이 풍긴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흥분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 또는 그때의 흥분. 주로 성교 때에, 성적 쾌감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나 그때의 쾌감을 이른다’ 라고 표기되어 있다.

의학적으로는 성적인 흥분이 고조되면서 성기와 그 주변의 근육이 긴장하기 시작하여 마침내 절정에 도달했을때 근육이 수축되면서 갑자기 긴장이 풀리는 현상을 말한다.

여성의 황홀경은 질 바깥쪽에 해당하는 부분과 항문 주변에서 1초 이내에 3-10회 근육이 파도치듯이 수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떨리는 속도가 서서히 빨라져서 마침내 질 내부가 경직되는 듯한 상태에 빠지는 순간, 그 흥분의 정점을 오르가즘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오르가즘이란 이런 사전적인 그리고 의학생리적인 풀이로는 2% 부족한 뭔가가 있기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아름다운 여배우들이 등장해서 다양한 기교를 선보이고, 마치 황홀경에 빠진 듯한 표정을 하고 신음소리를 내는 영화속의 한 장면과 같은 것일까? 필자는 꼭 그렇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도무지 자신이 황홀경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고 할 자신이 없어지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단순한 오르가즘을 넘어서는 ‘스카이 콩콩’ 식의 ‘멀티 오르가즘’을 추구하는 여러 대중매체들 덕분에 심각한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오르가즘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은 오히려 오르가즘에서 멀어지는 길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물론 상업적인 성문화가 황홀경을 멋진 것으로, 아름다운 것으로, 누구나 꼭 경험해야 할 것으로 과대 포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르가즘을 신비한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황홀경을 반드시 느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섹스에 몰입할 수 없기 때문에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실제로 황홀경은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비록 그것이 환상적인 것이라고 해도, 천편일률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르가즘에 대한 느낌은 개인차가 심하고,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져서, 그것은 바로 이런 느낌이야! 라고 수학의 공식처럼 만들어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황홀경이란, 우리가 그것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미지나 감정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착한 섹스’를 통해 직접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온몸을 다해 관계하고,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정신적인 오르가즘을 먼저 느낄 때만이 실제로 황홀경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될 때만이 오르가즘은 자기의 삶에서 가장 멋진 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