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를 담보로 매월 연금을 받는 농지연금이 노후준비가 부족한 고령농업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지역 근로자들이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데 반해 농촌의 고령농업인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오로지 농업소득만으로 생활을 해 오다가 고령으로 농사일 마저 힘들어지면 소득원이 없어져 생활고를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후를 준비하려는 고령농들의 농지연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실제로 금성면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박모씨의 경우 지난해 초 정부에 2,700여평의 농지를 담보로 맡긴 뒤 매월 100여만원의 농지연금을 받으면서 살림이 한결 넉넉해졌다.

박씨는 “농사만으로는 수입이 넉넉지 않아 살림이 팍팍했는데 농지연금에 가입한 후로는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연금도 받게 돼 한결 여유가 생겼다”면서 “연금을 받으면서도 담보로 잡힌 농지를 경작하거나 임대해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농지연금이란 고령농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맡기고 매달 노후생활 안정자금을 연금 방식으로 받는 제도다. 쉽게 말해 농촌형 역(逆)모기지론(주택연금)인 셈이다.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고령농업인에 대한 지원대책의 하나로 2011년 도입돼 한국농어촌공사가 시행하고 있다.

정부예산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며 연금을 받으면서도 담보로 잡힌 농지를 경작하거나 임대해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부부 모두 65세 이상이고 소유 농지면적이 3만㎡(약 9000평) 이하여야 가입대상이 된다. 농지연금 신청일 이전에 5년 이상의 영농경력이 있어야 한다.

담보로 맡길 농지는 신청 당시 논·밭·과수원 등 실제 영농에 이용중인 농지여야 하며 압류·가압류·가처분 상태이거나 저당권 등이 설정된 농지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연금수령 방식은 ‘종신형’과 ‘기간형’ 두가지가 있다. 종신형은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기간형은 가입자가 선택한 기간(5년·10년·15년) 동안 매월 일정 금액의 연금을 받게 된다.

기간형(10년)의 경우 70세 농업인이 2억원 상당의 농지를 담보로 받게 되는 월 연금액은 136만원 정도다. 당장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종신형에 비해 크지만 수령기간이 짧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연금을 받던 농업인이 사망하면 배우자가 소유권을 넘겨받아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
만약 연금을 대신 받을 배우자가 없다면 농어촌공사가 담보농지를 처분해 그동안 받은 연금액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은 자녀에게 돌려준다.

한편 농지연금에 가입하려면 신청서와 신분증(배우자 포함)을 지참하고 본인 주소지 관할 농어촌공사 지사를 방문하면 된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