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국내 주먹계의 대부로 명성이 자자하던 故 김태촌 씨가 지병으로 사망한 후 그의 유해가 지난 8일 대전면 갑향공원에 안치, 영면했다. 향년 64세.

김씨는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3월부터 인공호흡기를 달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지난 5일 패혈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숨졌다.

지난 2005년 출소한 뒤에는 인천의 교회에서 집사로 활동하며 소년원을 찾거나 TV 등에 나와 신앙간증을 하고 청소년 교화에도 힘썼다.

또한 교회에서 같이 마약퇴치 운동을 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등 자신과 같이 어두운 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과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담양 무정면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란 김씨는 1975년 광주 폭력조직인 ‘서방파’의 행동대장으로 폭력조직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1980년대 초반 투옥됐다가 1986년 1월 출소, 세력을 모아 300여명 규모의 전국구 폭력조직인 '범서방파'를 결성했다.

어린 시절 행상을 하던 어머니가 아무 잘못도 없이 깡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빌던 모습을 보고 ‘주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건 이후 김 씨는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고 뜻이 맞는 아이들을 모아 어머니에게 행패를 부렸던 깡패들에게 복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의 오랜 친구인 야구 해설가 하일성씨는 “무지했던 젊은 시절 저지른 과오 때문에 지금까지 이미지가 남아 대중들에게 편견을 남긴 것이 안타깝다”며 “출소 이후는 드러나지 않는 선행을 이어왔다”며 비통해 했다.

하씨는 또 “고인은 후배들을 챙겨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도왔다”며 “그의 참회는 진심이었지만 과거의 인생 때문에 모든 걸 편안하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산 故 김태촌. 그는 마지막까지 혹여 자신 때문에 괴로웠던 이들에게 용서를 빌며 영면의 길을 떠났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