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 농촌지역을 돌며 빈집만 골라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치는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최근 경찰은 농촌 빈집을 돌며 수차례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임모씨(4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이들의 물건을 사들인 김모씨(50) 등 장물업자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임씨는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담양을 비롯한 나주·무안·곡성 등의 농촌지역에서 138차례에 걸쳐 빈집만 골라 2,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농한기에 노인들이 집을 비우고 마을회관에 자주 모여 있는 점을 노렸으며, 훔친 통장에 적힌 비밀번호와 도장 등을 이용, 아들이라고 속이고 은행에서 현금까지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지난 16일 전남지역 일대 농촌주택을 상습적으로 털어 온 10대 절도범 4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올해 9월부터 12월 초까지 농촌마을을 배회하면서 문이 열린 빈집을 털거나 유리창을 깨고 침입하는 수법으로 총 24회에 걸쳐 금품 2,500만원어치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10대 절도범 4명 가운데 주동자인 A양(18)을 구속하고, 나머지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빈집털이를 비롯한 농축산물 절도는 작년 한해 경찰에 신고된 것만 해도 천백여건에 이르는 가운데 예전과 달리 수확철 뿐만 아니라 겨울철 농한기에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농촌 빈집이 범행 대상인 이유는 농가들마다 본격적인 농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을단위로 관광을 하거나 농가들이 문단속에 소홀한 점도 도둑들의 범죄대상이 된다. 최근에는 여행성 범죄의 특성이 강해 인근마을까지 연쇄적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농촌지역은 낮에 빈집이 많고 대부분의 고령 주민이 마을회관에서 지낸다는 점을 노리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농한기 절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잠금장치와 방범창 등을 튼튼히 보강하고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창문과 대문까지 꼼꼼히 단속해야 한다.

마을 입구나 개인 주거별로 방범용 감시카메라(CCTV)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마을에 낯선 차량이나 수상한 사람이 보인다면 차량번호를 적어 놓거나 동태를 면밀히 관찰, 파출소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을 비울 경우 경찰에서 운영하는 예약순찰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와관련 경찰서 관계자는 “집을 비울 때에는 반드시 문 단속을 잘하고, 이웃에게 집을 봐 달라고 요청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