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멧돼지 개체수가 크게 늘면서 농작물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지만 뚜렷한 예방 대책이 없어 농민들은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

더욱이 먹을거리가 풍부해진 가을철 추수를 전후로 멧돼지들이 산 아래 마을에 자주 출몰하고 있고, 농작물이 재배되지 않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민가 주변까지 접근하고 있다.

이처럼 멧돼지 등 유해야생동물로 인한 주민들의 재산상의 피해가 늘어나자 급기야 군은 멧돼지 기동포획단을 긴급 가동하는 한편 피해 예방시설 설치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멧돼지 포획틀과 차단막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예방책을 내놓고 있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전기울타리를 설치한 곳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지만 설치 비용의 40%를 농가에서 부담해야 해 설치율은 아직도 낮은 상황이다.

이와관련 무정면 농민 이모씨는 “굶주림에 치친 야생 멧돼지가 온밭을 헤집어 놓아 고구마밭이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했다.” 며 “일년을 보고 농사를 짓는데 한두 번에 이렇게 큰 밭을 싹쓸이를 하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며 한숨을 지었다.

설상가상 최근들어 담양읍 주민 전모씨가 학동리 소재 문중 묘지 수기가 멧돼지로 인해 봉분이 파헤쳐 지는 등 크게 훼손을 입었다며 군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관내 전역에 걸쳐 멧돼지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본지의 취재 확인 결과 관내 야산 등산로 주변 묘소의 상당수가 멧돼지의 습격을 받아 폐허로 변한 채 방치된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처럼 묘소 피해가 많은 것은 멧돼지가 봉분 속의 지렁이나 쥐, 굼벵이 등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성묘 때 봉분에 뿌린 막걸리가 멧돼지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멧돼지는 잡식성으로 나무열매나 농작물은 물론 동물성단백질도 섭취해야 하는데, 가을철 봉분 속에는 먹이가 되는 동물이 많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

군 환경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겨울철 먹이 부족으로 멧돼지로 인한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기동포획단을 운영하는 등 유해야생동물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안전을 위해 멧돼지를 발견하면 흥분시키지 말고 나무나 바위 뒤에 숨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당수 농민들이 멧돼지 때문에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야생동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해 관계당국이 대책마련을 강구해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