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껍질을 이용해 형형색색의 기하학적 무늬로 공예품을 만드는 채상장(彩箱匠) 전수교육조교인 서신정(52·담양읍 향교리)씨가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인정됐다.

서씨는 당초 보유자 서한규(82) 장인의 딸로 채상 기능에 대한 전승 능력과 전승 환경이 탁월해 채상장의 기능보유자 인정 가치를 평가받은 것.

서씨는 이번 채상장 기능보유자 인정에 앞서 1998년 8월 전수교육조교로 선정돼 전통공예 채상장 가업을 계승해 왔다.

채상장은 얇게 저민 대나무 껍질을 색색으로 물들여 다채로운 기하학적 무늬로 고리 등을 엮는 기능을 가진 장인이다.

채상은 고대고분에서 출토됐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고대 이래로 궁중과 귀족층 여성가구로 애용될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던 고급 공예품으로 조선시대에는 사대부뿐 아니라 서민층에서도 혼수품으로 유행했으며 주로 옷, 장신구, 침선구, 귀중품을 담는 용기로 사용됐다.

특히 죽세공예가 발달한 ‘담양 채상’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플라스틱 제품이 범람하면서 단절 위기에 직면했으나 민속공예로서의 가치가 높아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게 됐다.

채상장 서신정 씨는 “30년 가까이 채상장인 아버지 밑에서 이 일을 배우면서 어떻게 하면 채상기법에 현대적 감각을 살린 디자인과 다양한 빛깔의 천연염색을 접목시킬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면서 “채상을 응용한 현대적 감각의 생활용품을 선보여 채상을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서게 하고 싶은게 소망이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최근 중요무형문화재 제53호 '채상장(彩箱匠)' 보유자로 서신정씨를 비롯해 제42호 '악기장' 보유자로 이정기(55)씨를, 제60호 '장도장(粧刀匠)' 보유자로 한상봉(52)씨를, 또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보유자로 김경배(53)씨를 각각 인정 예고했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