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교육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학 등록금 인하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전남도립대학교(총장 구충곤)가 지방공립대로서는 전국 최초로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제’를 전면 실시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전남도립대에 따르면 내년부터 신입생과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계열에 상관없이 연간 수업료를 50% 인하키로 최종 결정했으며 사실상 반값 등록금을 시행할 계획이다.

국내 대학에서 반값 등록금을 도입한 것은 올해 1학기부터 시행에 들어간 서울시립대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국내 7개 지방공립대 중에서는 처음이다.

전남도립대는 당장 내년 1학기부터 신입생 860명과 2학년 960명, 3학년(유아교육과) 70명 등 전체 학생 1,890명을 대상으로 기성회비를 뺀 수업료의 50%만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공계는 학기당 91만4,000원인 수업료가 45만7,000원으로, 인문계는 75만7,000원에서 37만9,000원으로 각각 줄게 된다. 이럴 경우 학생 1인당 연간 100만원 안팎의 학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학기당 기성회비(이공계 55만1,000원, 인문계 45만4,000원)까지 합하더라도 1인당 실질등록금은 100만원을 넘지 않게 된다.

전남도는 이를 위해 내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올해 55억원이던 도립대학 전출금을 73억2,500만원으로 18억2,500만원 증액했고, 이 중 13억원은 반값 등록금 보존용으로 사용토록 했으며 본예산안이 의회 예산 심의를 통과하면 반값 등록금은 내년 신학기부터 곧바로 시행된다.

도립대는 또 연간 4억원 수준인 학교 기업의 매출을 늘리고 출향인과 동문을 중심으로 발전기금을 꾸준히 유치할 경우 자체 수익원이 늘어 등록금 추가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 도립대 관계자는 “반값 등록금이 시행되면 농어촌 학생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가 제공되고 인력 유출 우려도 줄어들 뿐 아니라 사립대학에서는 하기 힘든 농도(農道) 관련 전문기능인 육성과 관련 학과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립대를 제외한 전국 지방공립대 가운데서는 충남도립대와 강원도립대가 올해 등록금을 각각 30%, 20% 인하했고, 특히 강원도립대의 경우 2014년부터 전액 면제하는 무상등록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립대학은 농촌지역의 열악한 교육여건과 산업기술인력 수급의 취약상황 개선을 위해 사업비 180억(국비 120억/도비 60억)을 투입, 4개 계열, 10개학과, 입학정원 800명, 교직원 95명(학장 및 전임교수 61명, 조교 10명, 직원 24명)으로 지난 1998년 3월 설립됐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