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수확 철을 맞아 농촌지역에서 경운기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운전 부주의가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나 농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천989건의 농기계 사고가 발생했으며 전체 사고의 15.1%에 이르는 301건의 사고가 수확기를 맞아 농기계 사용이 빈번해지는 10월에 발생했다.

사고원인은 운전 부주의가 947건(4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전수칙 불이행과 정비불량이 각각 426건(21.4%), 88건(4.4%)을 차지해 안전 불감증이 대부분의 사고를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농기계 사고로 214명이 사망하고 1천755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사망자 중 대다수는 경운기 사고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운기 사고는 반사신경이 느린 노인들이 농로, 산길, 좁은 도로 등을 운전하다가 조작 미숙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운전 시 진동이 크고 개방형 구조로 된 경운기는 오토바이 운전 이상으로 위험하지만 자동차가 아닌 농기계나 차로 분류돼 운전면허는 물론 음주금지, 보호구 착용 등 도로교통법상 제재를 받지 않는다.

또 비상등이나 전조등, 옆·뒷면을 확인할 수 있는 거울 등을 제대로 설치하거나 정비하지 않고 운전하는 경우도 많다.

이와관련 소방서 관계자는 “경운기는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거의 없어 음주운전을 절대 하지 말고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등 안전수칙 준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사고 예방을 위해 직접 농촌지역을 순찰하며 경운기 뒤칸에 야광 반사경을 붙이고 농민들을 상대로 안전수칙 교육을 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좁은 농로나 국도에 무리하게 진입하려 하지 말고 음주운전 등을 삼갈 것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야간에는 빛 반사가 잘 되는 옷을 입고 다니는 것도 사고예방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 “농촌 노인들이 비용이 아까워서 보험 가입이나 정비 등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면서 “농기계 관련 보험 가입이나 정비 등 사고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