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괴질로 불리는‘낭충봉아부패병’바이러스로 인해 전국의 토종벌 98%가 폐사하는 등 양봉농가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산양삼으로 토종벌 괴질을 이겨낸 지역의 한 농민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980년대 초, 용면 용치리를 시작으로 수십년째 한봉업에 종사하고 있는 월산면 광암리 내동마을 최석두(79세) 씨.

30여년간 토종벌을 키워 온 최 씨는 지난 2009년 150여통의 토종벌을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전부 잃었다.

최 씨는 이듬해 장흥에서 토종벌을 키우는 친척을 통해 다시 6통의 벌들로 재기했고 수소문 끝에 찾은 산양삼 액을 벌들에게 먹여 현재 40여통으로 불렸다.

산양삼 액을 투여한 후 벌들이 눈에 띄게 건강해지면서 꿀 양이 늘고 품질 역시 우수해 지금같은 추세라면 내년 이맘때 쯤이면 적어도 현재의 2배인 80여통 정도의 분봉이 가능할 것으로 최 씨는 낙관하고 있다.

최 씨는 “지난 30여년간 남원 지리산 등 전국을 무대로 한봉을 쳤지만 지금처럼 어려웠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토종벌을 살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써도 백약이 무효였던 것을 산양삼 추출물을 먹여 살려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또 “토종벌 괴질이 발명하기 전에 5~6만원에 불과하던 벌 가격이 현재 6~70만원을 상회하는 등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다”면서 “관계 기관에서 낭충봉아부패병의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아는데 벌들의 면역력을 키우는 방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 씨는 최근 몇 년간 전국을 강타한 토종벌 괴질이 장마철 먹이 부족 등에 따른 영양 결핍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일벌들이 먹잇감이 없어 굶주리게 되자 생존 본능에 따라 밀랍(벌집) 안에 애벌레를 떨어뜨려 죽인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영양분을 줘 키우는 양봉(서양 벌) 보다 자연 상태에서 키우는 토종벌에 이런 폐사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도 영양 결핍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토종별 괴질에 특효가 있는 산양삼 추출액은 여수에서 산양삼을 재배하는 ㈔한국산양삼재배자협회 중앙회 이사인 정형범(55)씨가 시험을 통해 최초로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에 따르면 2년전 자신의 농장에서 산양삼 꿀벌을 개발하던 중 우연히 산양삼에서 추출한 사포닌과 물, 설탕을 적절히 배합해 장마철 먹이가 없을 때 벌통 내에 설치하는 먹이통(소지)에 놓아두었더니 이후 더이상 죽어나가는 애벌레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2010 봄 강원도에서 시작된 낭충봉아부패병은 점차 남하해 충청도와 전라도 등 전국 토종벌 농가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지만, 당국에서는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산양삼 추출액이 토종별 괴질 퇴치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 오르고 있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