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FTA 피해 보완대책으로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밭 농업직불제가 대상품목 및 면적제한, 낮은 지원단가 등으로 농가 신청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급기야 정부는 ‘밭 직불제’에 대한 홍보가 더 필요하고 신청기간이 농번기와 겹쳐 농민들의 신청이 어렵다는 이유로 신청기간을 5월말에서 6월말로 한달간 연기했었다.

하지만 대다수 농가들은 지급단가가 벼농사 직불제의 절반인 1000㎡에 4만원밖에 되지 않아 현실성이 없고, 조건불리직불금과 친환경농업직불금 대상 농지는 밭 직불금 대상에서 제외돼 실효성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이와함께 한 필지에서 동일시기에 대상품목을 섞어 재배할 경우 주작물 비율이 50% 이상인 경우에만 지원대상에서 인정한다는 방침도 신청을 제약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담양군을 비롯한 도내 상당수 농가들이 1000㎡(300평) 미만의 밭에 다양한 작물을 재배해 자급자족 하고 있는데 여기에 주작물 비율 50% 이상의 방침까지 적용한 것은 농촌현실을 모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것.

이와관련 지역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의 밭 직불제는 실효성 없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면서 “밭작물은 높은 인건비뿐만 아니라 공익적 가치를 유지하는 대가와 식량 자급자족률을 높이는 차원에서 면적에 관계없이 전체 밭작물로 확대하고 지급단가도 쌀 직불금에 준하는 ha당 8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남도는 도내 주력 품목이면서 수급 불안이 반복되는 무와 배추, 파, 양파도 직불제 품목에 포함해 줄 것을 정부에 적극 건의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밭 농업 직불제가 시장 개방 확대로 인한 농가 피해를 보전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지원품목을 26개 품목으로 한정하고 있어 이들 품목 중심으로 재배가 집중되면 그로 인해 값이 하락해 아무런 소득보전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모든 밭 작물에 대한 지원을 건의키로 했다.

현재 밭 직불제 지원대상 품목은 겉보리·쌀보리·맥주보리·밀·호밀·마늘·조·수수·옥수수·메밀·기장·피·율무·콩·팥·녹두·완두·강낭콩·동부·땅콩·참깨·고추·조사료(이탈리안라이그라스·수단그라스·유채·귀리·자운영·알팔파 등)다.

담양군을 비롯한 전남도 내 2011년 말 밭작물 재배 면적은 총 11만3000ha로 전국의 15.4%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재배 품목은 콩 1만1787ha, 참깨 8275ha, 마늘 6953ha, 고추 6452ha 등이다.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