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면 남전리 문화마을 주민들이 마을 뒤편에 들어설 조립식 창틀 제조공장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민원이 발생하자, 최형식 군수는 양측 간담회를 개최해 중재에 나섰다.

주민 20여명은 지난 21일 기초공사에 들어간 공장부지 둘레에 담양군의 무성의와 업체의 횡포에 항의하는 문구가 새겨진 깃발을 꽂고 공사장 출입로에 경운기를 주차시켜 놓는 등 공사저지를 위한 실력행사에 들어가는 듯 보이면서 향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 가운데 지난 26일 최형식 담양군수는 주민들과 K사측의 간담회를 주선한 자리에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는데 성공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 군수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주거환경권 보호가 최우선의 정책이다. 지자체의 장이 주민들의 주거권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존립가치가 없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토지매입과 관련해서는 일단 주민들이 매입할 의사가 있으니 기본사항만 합의하고 세부적인 실무절차는 차후에 협의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군의 입장을 설명하고, 주민대표와 기업주의 입장을 경청했다.

이날 간담회는 비교적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K사측은 “그곳은 계획관리지역이기 때문에 허가가 났었다. 공장을 지을 권리가 있고 현재까지는 건립계획을 취소하고 이전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강경하게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대표단은 “토지매입부터 장비대나 자재대금 등 지금까지의 손실금을 현실적인 가격으로 제시해 준다면 이를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K사측은 손실금에 대한 정확한 액수는 말하지 않은 채 손실에 대해서만 반복하자, 최 군수는 “도대체 손실금이 얼마나 되는지 확실하게 말해 줬으면 도움이 되겠다.”며 “아무리 계획관리 지역이라 하더라도 허가사항은 잘못된 것이었다. 마을에 공장을 유치한 건 한치 앞을 못 본 선택이었다.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정책으로 봐서는 오류가 있었다. 지나간 일은 이해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또 “중요한 건 주민과의 합의라고 생각한다. 주민과의 합의 없이 공장을 짓는다면 끊임없는 민원이나 분쟁이 계속될 수 있어 오히려 지금 철회하고 안정적인 곳을 모색하는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판단을 한다.”며 자늑자늑 설득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K사측은 “우리도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MOU를 체결했으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응대했다. 그러자 최군수는 “보호하기 위해서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검토를 해보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측은 쟁점안에 대해 장시간의 논쟁을 벌인 끝에 합의안을 도출해 내는데 일단은 성공했다. 양측이 이끌어낸 최종 합의안으로는 K사측은 공장을 이설하기 위해 지출한 토지매입비·장비대·자재대 등에 대한 현실적인 금액을 산출해 주민들에게 제시하고, 주민들은 이를 검토해 현실적인 금액이라고 판단되면 제반사항을 수용하고 보상한다는 내용을 들어 의견을 좁혔다.

한편 문화마을 주민들은 “담양군이 살기좋은 전원마을을 만들어 근교인구 유입을 목적으로 문화마을을 조성하고 전원마을과는 어울리지 않는 공장을 설립하도록 허가했다”며 “단체장의 비리로 인한 군수부재 상태에서 부군수가 군수대행을 하고 있을 당시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정상적인 행정을 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며 원망의 목소리를 높였었다. / 이정화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