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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김관석)/ '등불같은 그 분이 또?'
김관석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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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2.09  16: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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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석 記者

또 한번 예고도 없이 찾아 든 돈상자에 공무원은 물론 군민들 역시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다.

지난 4일 얼굴을 숨긴 한 할아버지가 지나가는 학생을 시켜 현금 200만원이 든 상자를 담양군에 전하고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자신을 숨긴채 거액을 기부해 세상을 놀래 킨 익명의 그 노신사가 반년전의 약속(2억원+@)을 지키면서 다시한번 감동을 선사했다.

한동안 지역민들은 기부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등 얼굴없는 천사가 가져다 준 행복 바이러스에 흠뻑 취해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 익명의 독지가가 누구인지 알길이 없으나 그 깊은 속내는 어렴풋이나마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이 혼란스럽고 정치마져 꽉 막혔다지만, 이런 분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가 그나마 활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사건(?)이 지역의 단순한 이슈에 머무르지 않고 신문과 방송을 타고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키면서 우리나라 기부문화 확산에 불을 지폈다는 점에서 담양군민의 한사람으로서 크나 큰 기쁨과 자긍심마져 갖게 한다.

말하기는 쉬워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이 기부행위다. 그래서 얼굴을 드러내건 드러내지 않건 기부는 아름답다. 특히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으려 한 기부자의 태도는 감동을 넘어 경외감마져 준다.

그 어려움을 잘 알기에 오죽했으면 예수님이나 부처님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베풀라."했고, 또 "선행을 한다는 마음조차 내지 말고 베풀라."했을까.

우리는 가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재산 상속문제로 부모와 자식, 또는 자녀들간의 다툼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을 접하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궁핍하지 않을 정도의 재산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물질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상속문제로 인하여 패가망신하거나 오히려 자녀들의 영혼을 병들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사람이 죽은 후에 입게 되는 수의(壽衣)에는 호주머니가 없다고 한다. 그것은 사람이 빈손으로 태어나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모습일진데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살아가기 십상이다.

아무튼 재산의 사회적 환원이나 기부로 미래 세대를 위한 각종 장학사업이나 어렵고 힘든 이웃 등 좋은 곳에 쓰여진다면 이처럼 소중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공동체 속에서 더 가진 자, 많이 배운자, 앞선 자들이 솔선하여 이웃에게 나누고 책임질 줄 아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 oblige)"의 성숙한 사회가 정착될 수 있기를 빌어 마지 않는다.

“얼굴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속의 등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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