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민들과 농협이 올해산 추곡 수매가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군이 쌀 수급 및 가격안정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간 현격한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15일 군 영상회의실에서는 농민대표인 담양한농연(회장 김동중)ㆍ농민회(회장 남봉희)ㆍ쌀전업농연합회(회장 윤중천) 임원들과 이병배 농협군지부장, 금성ㆍ수북RPC 박만선, 문규선 농협장, 군농정과 관계자 등 20여명이 회의에 참석, 올해 생산된 햅벼 수매가격을 놓고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담양한농연 김동중 회장은 “정부와 농협에서 제시하고 있는 ‘변동직불금제도’는 문제해결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으며 벼 수매가는 최소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정해져야 한다. 아울러 산지벼 가격지지를 위해 별도의 예산을 수립하는 등 행정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민회 남봉희 회장은 “올들어 비료 등 농자재 가격이 폭등, 농산물 생산비가 30~40%가량 상승해 농협이 제시한 선지급금 3만5000원은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풍년가를 울려야 할 이 시기에 농민들은 시름시름 앓고 있는데 어떤 일이 있어도 수매가 5만원선은 보장돼야 하며 우리의 요구는 결코 무리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쌀전업농연합회 윤중천 회장은 “광주권지역 마트에서 담양쌀이 가장 싼데 담양RPC가 저가미 방출로 쌀가격을 낮추는데 일조하고 있지 않나. 택배비 지원을 RPC에만 한정하지 말고 일반 농민들에까지 확대 지원하는 한편 수매가 5만원을 기준으로 선지급금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수북농협 문규선 조합장은 “전량수매도 힘에 버거운데 수매가 5만원 보장은 농협이 무한책임을 지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현재 수북농협은 저장 용량(6만개)을 초과한 상태이며 벼 추가매입시 야적해야 할 상황으로 수매가격를 떠나 수매 자체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금성농협 박만선 조합장은 “벼 수매가 결정에는 합리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지역 농민들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지만 현재 호남지역 대다수의 농협RPC가 적자운영인 만큼 경영에 위협을 받지 않는 선에서 적정가격이 책정되어야 하며 타시군 가격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회의에서 군은 09년도 벼 생산 전망을 전년대비 1.5% 감소한 3만4267톤으로 예상하고 이중 공공비축 3913톤, 농협RPC 1만2800톤, 일반농협 4320톤 등 3만3507톤의 통상판매 물량을 제외한 760톤은 담양쌀 사주기 범군민운동을 전개, 공직자ㆍ유관기관 임직원ㆍ출향향우 등을 대상으로 판매에 매진할 뜻을 밝혔다.

군은 또 지역 농업의 근간인 쌀산업의 지속적인 안정과 발전을 도모키 위해 저농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무농약 재배면적을 늘리기로 하고 농업보조금 지원 확대 등 농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발벗고 나서기로 했다.

한편 5만원 이상을 요구한 농민측과 현 시세를 고수하고 있는 농협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군은 이달 안에 벼 수매가를 결정한다는 복안이지만 양측이 협상의 난항을 겪으면서 차기 조정협의회 일정조차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