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이다. 담양 '민속식당' 대문을 막 들어서는데 반기는 게 고향맛을 느끼게 하는 초가였다.
70년대 지붕개량화 바람이 불 때도 거의 억지를 부리다시피해서 보존해온 초가란다. 지금은 돌아가신 김순창할머니가 30년 동안 영업하다 딸인 강정자씨가 20년 가까이를 이어오고 있으니 초가집의 연륜도 수십년이다. 이집에서는 초가집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쏟는다. 가을철이면 기계아닌 낫으로 벼를 베서 그 볏단으로 초가를 인다.
바구니들에 무를 말리고 있는 장독대 풍경이 정겹다.

이집은 죽순회와 죽순육회가 별미다.
죽순회는 죽순과 우렁, 오이를 찹쌀고추장과 식초를 넣고 버무려서 내놓는다. 새콤달콤하면서 사각사각 씹히는 죽순이 봄입맛을 돋운다. 여기에 우렁이살이 쫄깃쫄깃한 맛을 더해준다. 죽숙 맛을 살리기위해 양파나 당근 등 기타 채소를 많이 쓰지 않아 담백하다.

먹는 죽순은 맹종죽과 분죽 왕죽 등이다. 5월부터 6월께 많이나는 분죽이 가장 맛있다. 동네아줌마들이 채취해온 분죽을 사서 이집만의 전통과 비법이 담긴 염장법으로 저장해 이듬해까지 쓴다. 죽순은 바로 채취한 것이 아니더라도 데치면 그 맛이 살아나기 때문에 언제 먹어도 그 신선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고추장이며 된장이며 식초같은 기본양념들을 집에서 손수 담가 맛을 내는 것이 이 집의 자랑이다. 7월에 메주를 띄워서 찹쌀을 20일 정도 담가 삭힌 다음 고추장을 담근다. 순전히 우리콩으로 쑨 메주를 사용한다. 식초도 부뚜막위에 어머니때부터 쓰던 식초단지가 놓여 있다. 사서 쓰는 식초맛과는 확연히 다르다.

죽향한우와 죽순의 가장 연한 부분을 채썰어 참기름과 고추장 마늘 등과 양념해 나오는 죽순육회맛도 담백하다. 좋은 재료에 어머니 손맛나는 기본양념을 쓰니 그 맛이야 말해서 뭣하리.
그냥 맛있다.
특히 주인 강정자씨는 담양에 들르는 손님들이 죽순음식을 먹으면서 좋은 기억을 갖고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비싸지 않고 후하게 음식을 준비한다.

061-381-2515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객사리 2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