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담양군ㆍ화순군ㆍ전남도와 사전 협의없이 단독으로 상정한 '무등산 자연경관보호 및 관광자원 활용에 관한 조례안’(이하 무등산 조례)이 지난 13일 광주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광주시의회는 이날 제180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 무등산 조례를 상정, 무기명 투표로 재적의원 18명 가운데 10명 찬성, 6명 반대, 2명 기권으로 조례안을 가결했다.

그렇지만 담양ㆍ화순군의회와 전남도의회는 광주시의회의 일방적인 무등산 조례 제정에 대해 수차에 걸쳐 공식적인 반대입장을 밝힌바 있어 향후 지역 및 정치권간 갈등 요인이 될 전망이다.

또한 무등산 파괴를 우려하는 지역 시민ㆍ환경단체도 즉각 반발, 조례 폐기운동을 벌이기로 해 광주시와 시의회가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무등산개발계획이 일파만파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에 제정된 무등산조례의 핵심은 광주시장이 ‘무등산 자연경관의 보호와 관광자원 활용 종합계획’을 관련 법령의 범위안에서 수립ㆍ시행하고 관광자원 활용을 위한 사업자 선정과 관광수입의 운용은 이 종합계획에 따르도록 규정한 내용이다.

광주시는 이 조례안을 근거로 ‘무등산 생태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그동안 논란의 핵심이 돼 왔던 케이블카를 설치해 관광자원화하는 한편 무등산 제1수원지 인근에 호텔과 온천장 건설을 중심으로 한 운림온천개발을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지역주민 문모(58세)씨는 “무등산은 광주시의 전유물이 아니다. 담양ㆍ화순을 비롯한 전남 도민들의 의사를 배제한 체 제정된 무등산 조례는 폐기되어야 마땅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문화계 인사인 최모(54세)씨는 “이렇게 된 이상 광주ㆍ전남(담양ㆍ화순)이 공동으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무등산 권역의 다양한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색다른 의견을 내 놓았다.

지역구 송범근 도의원은 수차에 걸친 전남도의회의 경고와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강행 처리된 무등산조례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무등산은 선조들이 얼이 스며있는 귀중한 문화적 정신적 자산”이라 전제하고 “동일 행정권역인 담양ㆍ화순을 논의에서 배제한 채 ‘무등산의 관광자원화’라는 미명하에 무리하게 밀어붙인 광주시의회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전남도의회 차원에서 대응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화순군의회는 지난 5월 13일 광주시의회의 무등산 조례안 제정에 따른 협의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무등산의 개발과 보존을 위해 각계각층의 여론수렴이 먼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무등산 전남ㆍ광주 협의회’등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한 바 있으며 향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등산은 담양군과 화순군, 광주광역시 등 3개 시군에 걸쳐 있는 전남ㆍ광주의 명산으로 담양군 23.1k㎡(20%)과 화순군 25k㎡(21.5%)이 전체 면적(115.8k㎡)의 41.5%를 차지하고 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