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실시한 영산강 유역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 적절한 조치없이 하천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담양의 대표적인 문화 유적이자 관광명소인 관방제림 등 천연기념물과 각종 사적지가 크게 훼손될 ‘위기’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토해양부의 ‘4대강 살리기 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영산강 발원지인 담양에서 영산강 하구둑까지 212km 구간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산강 지표조사에서 모두 169곳의 유적이 확인됐다.

또한 문화재 종류별로 보면 천연기념물에서 보물, 보호수, 석탑, 고분군에 이르기까지 옛날 사람들이 유역 일대에서 생활했던 일상만큼이나 다양한 유물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들 유적 상당수가 정부의 문화재 보호구역 밖에 위치해 일부 사업지구 인근 문화재의 경우 사라지거나 크게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전체 169곳의 유적 중 영산강 1권역인 담양ㆍ광주권에만 64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영산강 사업구역내 지정 문화재 전체 24곳 중 관방제림, 담양읍5층석탑, 담양읍석당간 등 담양지역이 가장 많은 무려 11곳으로 밝혀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문화재 관련법에는 지정 문화재 보호를 위해 500m 이내까지를 보호구역으로 정하고 각종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있지만 국토해양부는 이번 사업의 경우 “강 양쪽 제방과 제방사이인 제외지(堤外地)만 사업영역으로 정하고 이 범위내의 문화재만 보호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정부의 계획대로 사업이 강행되면 상당수 문화재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표조사기관인 대한문화유산연구센터 관계자는 “현재에 위치한 관방제림은 사업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이번 사업범위를 제외지(堤外地)는 물론 제방에서 500m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또 “영산강 1권역(담양ㆍ광주)은 관방제림을 비롯하여 풍영정, 신창동 유적 등 매우 가치있는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부의 문화재 보호구역 밖에 위치해 사업을 강행할 경우 공사현장에서 유물 등이 대량으로 출토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지역 문화계 인사인 박모(55세)씨는 “이번 조사에서 간과된 인문 및 자연환경, 역사적 경관 등의 제 분야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며 “수백년 동안 담양을 지켜왔던 관방제림 등 지역 유물ㆍ유적이 무분별한 하천정비사업으로 말미암아 그 원형을 잃게 되면 그 피해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편 물부족에 대비하고 홍수에 강한 하천 조성을 목적으로 2012년까지 22조2천억이 투입될 국가사업인 4대강살리기 프로젝트는 자전거길(1천728km)과 산책로, 체육시설 설치 등을 통해 생활, 여가, 관광, 문화, 녹색성장이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이 들어서고,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계사업이 추진된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