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기존 파출소를 묶어 지구대로 운영하고 나머지 파출소를 치안센터로 변경 운영한지 5년째지만 주민들은 예전의 파출소로 부활 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2003년 8월 전국 각지의 파출소 2~3개를 지구대로 통폐합해 조직을 개편하고 지구대로 사용되지 않는 파출소는 치안센터로 명칭을 변경, 치안담당관 1명을 배치해 각종 민원서류 발급 및 신고접수 등의 업무를 담당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수십년간 사용해오던 파출소 명칭을 사용하지 않게 됐으나 시민들은 시행 5년이 넘도록 ‘파출소’라고 부르는가 하면 아직도 ‘지구대’ 라는 명칭을 생소하게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치안센터’ 로 격하된 지역은 민원처리의 어려움과 치안부재 상황이 자주 발생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담양경찰서는 읍면 파출소 개념을 1지구대 5파출소 6치안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담양읍에 중앙지구대를 두고 무정치안센터(무정면)를 소속시키고 있으며, 아울러 대전-봉산을 묶어 대전파출소에 봉산치안센터(봉산면)을 소속시키고, 수북-월산을 묶어 수북파출소(월산치안센터), 금성-용면에 금성파출소(용면치안센터), 고서-남면에 고서파출소(남면치안센터), 창평-대덕에 창평파출소(대덕치안센터)로 일선 파출소를 개편, 운영중이다.

이렇다보니 대다수 주민들, 특히 나이 많은 노인들은 자기가 사는 지역에 지구대가 있는지, 파출소가 있는지, 치안센터가 있는지 아직까지도 잘 구분을 못할뿐더러 다양한 경찰조직이 몇 년 사이에 수시로 바뀌어 운영되면서 명칭 혼동으로 인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문제인 것은 파출소가 아닌 치안센터가 운영되는 무정, 남면, 대덕, 용면, 봉산,월산 등 면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인구가 타면에 적다는 이유 등으로 파출소가 아닌 치안센터로 급을 낮춰 운영하는 것도 자존심 상하지만, 무엇보다 치안센터에는 치안담당관 1명만이 근무하고 있어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뿐아니라 사소한 민원처리에도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치안담당관은 오후 6시면 퇴근해버려 밤에는 아예 ‘치안부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더욱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 지역은 밤중에 사건이 발생, 소위 관할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5분 대기조’ 가 출동한다 해도 20-30분이상 걸려 ‘전지역 5분이내 출동’ 개념은 ‘헛구호’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해를 거듭 할수록 농촌지역 노령화 추세가 가속화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교통사고 증가 및 좀도둑 극성, 독거노인 관리취약 등 각종 사건사고 및 범죄행위가 증가일로에 있지만 치안센터로는 이같은 치안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인 것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들 지역 주민들은 “차라리 예전처럼 파출소로 부활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파출소는 경찰인력 15명 내외가 3교대 근무, 민원이나 치안 모두 원활하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선 경찰의 사정도 딱하기는 마찬가지. 담양경찰서의 경우 현재 총 인원이 150명 가량 되지만 12개 읍면을 예전처럼 파출소로 부활, 인력을 배치하려면 대략 50-60명 가량 인력이 더 보강돼야 한다.

파출소 근무 여건상 최소한 1조 4명씩 3교대를 감안하면 12명이상 인력이 필요한 실정으로 기존 중앙지구대와 5개 파출소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치안센터를 파출소로 운영하려면 최소 60명 이상 증원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다른 검찰, 법원 등 다른 사범기관과 달리 행정공무원 총원제에 포함되어 있어 정부의 전체 공무원 증감 계획에 의해 경찰조직 총원이 조정됨에 따라 독자적으로 인력을 증원할 수도 없다. 따라서 파출소 부활 등 일선 치안센터 구조조정 및 제도개선은 결국 국회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라는 게 경찰의 답변이다.

이와관련, 경찰청은 지구대 관할구역이 너무 넓거나 지구대가 특정지역에 편중돼 주민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곳, 치안수요가 많은 관광지 등에 대해 파출소 부활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같은 인력 증원문제에 부딪혀 탁상위 행정에 그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반증해주고 있다.
/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