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전통산업인 죽제품을 형상화, 담양읍 진입로에 설치한 ‘죽물조형물’ 을 두고 크고 작은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주요지는 이 조형물이 있어야 할 곳은 ‘도로’ 가 아닌 ‘대나무박물관’ 이라는 것과 조형물의 색깔, 표현방법, 설치방향 등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들이다.

담양공고-백동사거리간 담양읍 진입로 중앙분리화단에 설치된 이 청동조형물은 모두 6점으로 죽제품을 싣고 시장으로 가는 달구지, 대바구니를 지게에 진 남자, 머리에 바구니를 인 여인 등 ‘담양=죽제품의 고장’ 이라는 상징성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죽세공예인 일각에서는 현재 광주쪽을 바라보며 설치되어 있는 이 조형물의 방향이 오히려 담양읍쪽으로 바뀌어야 하며, 조형물의 색깔과 표현방법도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들은 그 이유로 “대나무와 죽제품은 수십년동안 담양사람들을 먹여 살린 생금밭 이자 담양의 살아있는 경제였는데 조형물의 설치방향을 보면 죽물을 싣고 외부로 나가는 모습이어서 담양의 富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 같아 마땅치 않다” 것이며

또 “조형물에 형상화 시킨 죽물이 어떤 물건들인지 선뜻 눈에 들어오니 않는데다 표면의 색깔마저 특징없이 모두 금빛으로 채색한 이유를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많은 군민들 “하루에도 수천대의 차량이 오고가는 큰길 한가운데 서 있는 이 죽물조형물은 배기가스에 찌들고 먼지와 쓰레기에 오염되고 있는데다 언뜻 처량하고 불안한 듯한 모습으로 까지 비쳐지고 있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썩 편하진 않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길 가운데 설치된 이 죽물조형물들이 죽세공예의 본고장 담양의 ‘랜드마크’ 역할보다는 오히려 거추장스런 흉물로 취급받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의 죽물조형물 위치에 대한 재고와 함께 향후 이설과 관련한 군민 여론수렴 및 공론화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죽세공예인과 군민들의 지적대로 대나무박물관으로 옮기는 것을 포함해 담양공고 앞 소공원 또는 건너편 군유지(옛 죽종장)에 쌈지공원을 조성, 조형물을 이설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죽물조형물들이 외부에서 담양을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담양=죽세공예 본고장’ 임을 각인시키는 담양의 랜드마크 기능을 하는 것은 굳이 도로 한가운데 있어야만 충족시키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군관계자는 “죽물조형물은 정부가 지원한 신활력사업비에서 ‘전통죽물시장 거리조성사업’ 일환으로 이곳에 설치한 것으로 본래 ‘죽물거리’라 할 수 있는 담양시장 객사리 일원(현.건영화물 부근)에 설치될 계획이었으나 죽제품 상권이 바뀐 데다 죽물시장의 기능을 상실해 군민 설문조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담양공고에서 백동사거리 구간으로 장소를 바꿔 시행됐다.” 며

“군민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담양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는 ‘죽향’의 이미지를 고취하는 취지에서 도로 중앙분리대에 설치한 것으로 담양産 죽제품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담양의 죽제품이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원하는 마음이 표현돼 있다” 밝혔다.

아울러 군관계자는 지역민들의 이런저런 건의 및 지적 사항에 대해서는 군민여론을 다각적으로 수렴하여 향후 업무추진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담양읍 진입로 죽물조형물 설치사업은 1억 1천여만원이 소요됐으며, 앞으로도 군은 신활력사업비로 확보된 1억원을 들여 죽향(竹響)을 상징하는 죽제품 조형물 5점을 더 설치할 계획이다. 추가 설치장소는 현재까지는 백동 사거리에서 대한통운 앞 구간으로 설계되어 있다.

/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