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명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이 밀려드는 인파와 우후죽순 들어선 노점상들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10여개에 이르는 노점상 주변의 나무들이 잇따라 죽어가고 있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지만 담양군의 행정조치는 사실상 ‘실종’ 상태여서 애잔한 나무들만 각종 오물과 스트레스속에 시들시들 말라가고 있다.

가로수길 입구, 얼마전까지 노점상이 있던 나무 2그루는 이미 잎이 누렇게 마르고 가지가 허약해져 고사 직전에 놓여있다.(사진)

죽어가는 나무를 버리고 건너편으로 옮겨간 노점상들은 또 다른 나무 2그루를 점령한 채 매일처럼 기름을 튀기고 소음을 방출하고 있어 이 나무들도 조만간 오물과 스트레스로 죽을 지도 모를 형편이다. 노점상이 없는 나무들과 비교해 살펴보면 이미 이 나무들도 잎이 시들면서 서서히 생을 마감해 가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가로수길의 노점상들이 취급하는 음식들은 도넛, 핫도그, 꽈배기 등 기름에 튀기는 것과 쥐포, 오징어, 명태포, 꼬치구이 등 불에 굽고 기름에 지지는 것, 그리고 물을 사용하는 음식 등 수십 종류를 가로수들 사이에서 팔고 있어 나무들이 열기에 데워지고 기름에 찌들어 가는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음식조리용 발전기까지 여러 대 돌아가고 있는데다 트롯트풍 뽕짝음악을 하루종일 틀어대고 있어 가로수길 나무들이 연일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노점상들은 단속에 대비해 리어카와 좌판, 의자 등 노점장비를 철거하지 못하도록 아예 고정시키거나 대형화 시켜 놓았고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수십종의 음식메뉴 플래카드, 10여개에 이르는 입간판 까지 곳곳에 들어서 이곳 주변은 흡사 유흥가처럼 비쳐지고 있어 ‘한국의 아름다운 거리 숲,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명성에 큰 흠이 되고 있다.

나무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죽어가는 곳은 비단 노점상 주변뿐이 아니어서 가로수길이 이어지는 중간 중간 곳곳에 누렇게 말라가는 나무들이 쉽게 눈에 띄고 있다. 이 나무들은 관광객들이 그늘아래서 음식을 먹다가 상습적으로 나무 주변에 버린 음식찌거기와 오물들 탓이라는 게 인근 학동마을 주민들의 얘기다.

인근 주민 J 모씨는 “가로수 고사 방지와 노점상 단속에 군이 직접 나서서 마땅한 행정조치를 해달라고 수차례나 건의했지만 관련부서나 읍사무소 공무원들 모두 ‘알았다’ 는 형식적 대답만 할뿐 한 차례도 단속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며

“가로수길이 좋다고 찾아오는 관광객을 막을 수야 없고 노점상으로 생계를 잇는 사람들의 처지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단순히 나무가 아닌 이제 ‘담양의 얼굴’ 이 된 가로수길 나무들이 잇따라 죽어가는 원인을 뻔히 알고서도 ‘나몰라라’ 하는 담양군이 더 한심하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