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정비 기준액을 제시하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그러나 이 시행령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지방의회의 과다한 의정비 지출을 막기 위해 기준액(가이드라인)을 설정해놓고도 ± 20% 내에서 조정이 가능하도록 해 실효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높다.

이는 의정비 조정비율이 당초 기준액의 ±10%에서 ± 20% 로 높아져 의정비 가이드라인이 지방의원 의정비 적정화라는 당초 취지에 크게 후퇴하고 오히려 의정비 인상을 부추길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당초 행안부는 지방의원 의정비 가이드라인을 담은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 입법예고한 내용을 보면, 지자체 3년 평균 재정력 지수, 의원 1인당 주민 수 등이 반영된 계산식에 의해 의정비 기준액을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자치단체별로 의정비심의회가 기준액의 ±10% 범위 내에서 의정비를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해 탄력성을 부여했다.

이같은 행안부 시행령 기준에 따르면, 담양군의회 의정비 기준액은 2843만원(월정수당 1523만원, 의정활동비 1320만원)으로 올해 의정비 3225만원(월정수당 1905만원, 의정활동비 1320만원)보다 382만원 가량 삭감이 불가피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시행령은 기준액에 ± 20%로 상향된 조정비율을 적용할 경우 오히려 의정비가 지금보다 더 인상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담양을 포함해 일부 지방의회가 행안부의 의정비 거품을 제거하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의정비는 내리지 않고 시행령 조정비율을 핑계로 오히려 의정비를 인상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나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와관련, 지역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방의원 겸직금지 확대에 따른 의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로 의정비 조정비율을 지나치게 높인 것 아닌가” 라는 시각을 보이며 “상하한선을 ± 20% 확대하면 지방의회의 의정비를 줄이겠다는 가이드라인 설정 취지가 필요 없게 되는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행안부의 기준액 산출 결과 전국 264개 지방의회 가운데 189개 지방의회 의정비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내 의회 중에서는 22곳 중 담양을 비롯한 15개 의회가 기준액을 초과하고 있으며 의정비가 낮게 책정된 곳은 보성, 장흥, 강진, 영암, 함평, 완도, 진도 7곳이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