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유 부정유통 방지 등을 목적으로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농업용 면세유 직불카드제'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모든 농업인에게 발급토록 한 시행 취지를 외면한 채 관내 일부 지역농협들이 대출연체, 또는 신용불량 농업인들은 아예 면세유카드를 발급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당사자들이 심하게 반발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한 예로, G농협의 경우 이런저런 농업자금 대출금에 연체 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상당수 조합원들에게 면세유카드를 발급 해주지 않았던 일로 해당 조합원과 직원들간에 크고작은 시비가 자주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7월1일부터 모든 농업인들은 면세유 전용카드를 통해 면세유를 구입하는 법이 시행되므로 반드시 카드를 신청해야 한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해당 농협에 카드신청을 했지만 자신들은 발급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농기계를 갖고 있는 조합원이 연체자나 신용불량 또는 특수채권자일 경우에 결재계좌가 지급정지 된 상태여서 면세유카드를 발급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카드를 발급받지 못한 농업인들은 “면세유카드는 일종의 현금(직불)카드인데, 신용불량자나 특수채권 보유자라 할지라도 기존 결재계좌와 별도로 신규계좌를 개설해서 면세유카드 전용으로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 고 항변했지만 결과는 ‘발급불가’ 였다고 한다.

이들은 “다른 농협에 물어보니 신용불량과 관계없이 발급 가능하다는데 왜 여기 농협만 안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간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면세유카드는 당초 농업용 면세유로 인한 각종 불법행위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현금거래와 외상도 가능했지만 카드제 시행으로 지난 7월부터는 통장잔고가 없으면 면세유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있다.

따라서 연체나 신용불량에 관계없이 면세유 전용 결재통장에 잔고가 남아있으면 사용이 가능한 일종의 직불카드 형태라 농업인 누구나 신청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 관련부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처럼 G농협 등 일부 지역농협들이 신용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면세유카드 발급을 해주지 않는 일이 잦다 보니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살림에 신용마저 안 좋은 농업인들이 농사에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이뿐아니라 농사짓는 사람들 대부분이 60대가 넘는 노인들이어서 아직도 면세유카드에 대해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점이나, 또 카드를 등록한 농협에 자신의 통장잔고를 수시로 확인하고 면세유를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 까지 겹쳐 제도시행 3개월에 접어들면서 곳곳에서 불평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더구나 기존에는 담보나 신용에 따라 일정금액 한도 내에서는 일정기간 동안 외상으로 면세유를 구입할 수 있었으나 카드제 시행으로 이마저도 되지 않는 등 농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고 제도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관련, G면에 사는 농민 윤 모(67)씨는 “정부에서 법으로 정한 것이고 내 통장에 현금 넣어놓고 면세유 사서 쓰겠다는데 신용이 안 좋다고 카드 발급을 못해 준다니 말이 되느냐?” 며 “정부에서 시킨대로 농사 짓다가 빚만 지고 신용까지 안 좋게 됐는데, 농업용 면세유 구입까지 할 수 없다면 농사 그만두라는 것 아니냐” 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다른 농업인 최 모씨는“예전에는 외상으로도 면세유를 구입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카드도 있어야 되고 통장잔고도 매번 확인해야 되니 불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와관련, G농협관계자는 “면세유카드는 특수사안이 아니면 농사짓는 모든 농업인에게 발급G하고있다” 면서 "현재 카드제가 시행단계라 업무상 농민들의 불편이 따를 수도 있지만 신청하는 농민들은 100% 발급해 주고있어 효율성 있는 제도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장광호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