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한우

“밥 먹고 후식으로 커피 마시는데 황당하게도 그 커피 값이 밥값보다 비싸다.” 한 대학생이 과도한 유통 이윤 때문에 조성된 ‘한 끼 식사와 맞먹는 커피 값’을 두고 한 말이다. “산지에서는 본전치기 수준으로 한우를 내다파는데, 서울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쇠고기 가격을 보면 우리가 받은 돈의 3배 수준이나 된다.” 강원도 횡성에서 일하는 축산농 윤복만 씨의 분노 섞인 말이다. 평균 37%의 유통 마진 때문에 산지에선 700만원에 팔리는 한우가 서울로 올라와 대형마트에서 고기로 팔릴 땐 1200만원이나 되는, ‘소도 웃을’ 현실을 목격한 그의 가슴은 얼마나 쓰라릴까. 서민의 아픈 고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국내 제약사 매출액의 약 20%는 의료기관과 의사, 약사를 위한 리베이트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이 국내 복제약 가격이 원래 약값에 비해 80% 이상 높아 미국에 비해 4배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며 했던 말이다. 상처 받은 마음을 달랠 약마저 바가지를 써야 하는 서민이여, 서민이여!

일제 통치는 축복?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것은 일관된 일본 정부의 주장으로, 변함이 없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마치무라 관방장관이 다시 한 번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했던 말이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온다더니, 일본의 독도 망언병이 또다시 도지고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일본 우익의 주장에 동조(?)하는 망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토지조사사업의 목적은 근대적 토지소유제도의 확립이었고, 우리 민족이 과연 자주독립국가 수립의 능력을 가졌는지 의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3월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한 교과서 수정안 중의 한 대목이다. 기존의 고교 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1910년에서 1918년에 걸쳐 실시된 토지조사사업의 목적은 토지약탈과 식량수탈에 있었다”는 대목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바꾸라면서 제시했던 말이다. 문제는 이렇게 일본의 망언을 부추긴 불순세력이 대한민국 권력과 금력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점이다. 김구 선생,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제위께 그저 송구할 따름이다.

책임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한 말이다.
“중진 의원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나? 무식하다는 점이다. 그들은 현안에 대해 5분 이상 얘기 못한다.” 중앙일간지 정치부장 출신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독설이다. “들일을 하고 와서 보니 눈치 빠른 사람들은 들일 안 나가고 먼저 밥 먹고 있더라. 그게 한나라당이었다.” 만년 비주류에서 18대 국회를 이끌 여당의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책임지는 사람은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