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오리 판매업체 개점휴업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섭씨 75℃에서 5분 이상 끓이면 안전하다는 당국의 홍보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아 양계농은 물론 닭·오리 판매업체가 된 서리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과 양계협회 등은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행정당국이 닭·오리고기 시식회를 통해 소비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 효과는 극히 미미하다.

읍내에서 성업 중이던 한 치킨 전문점 주인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과 그 피해에 대한 과대 방송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당국의 무책임한 정책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또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려 죽은 닭은 단 한 마리도 유통되지 않는다는 설명은 빼고 매몰 장면 등 혐오감과 불안감만 증폭시키는 방송을 계속해 사태가 더 심각하다”며 “아예 방송을 보기조차 싫어졌다.”고 말했다.

이 치킨점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보도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주문량이 5월 들어 대폭 줄었으며 대다수 점포가 비슷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오리전문 식당은 예년 같으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에는 손님들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하루에 겨우 한두 팀이 식당을 찾는다며 “개업 이후 최대 위기다. 벌여놓은 일 폐업할 수도 없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소비자의 철저한 외면은 먹이사슬처럼 이어져 양계농 역시 어려운 사정은 마찬가지.

양계농 A씨는 “담양은 비록 조류독감 직격탄은 맞지 않았으나 소비의 위축은 계육가공·유통업체의 비축량 증가로 이어지고 병아리 입주 주기가 길어져 양계농도 사정이 무척 어렵다”고 전했다. 더구나 사료가격은 작년 대비 30%, 난방유는 2배 이상 올라 힘들여 닭을 길러봤자 말짱 도루묵일 경우가 많다며 “시설이며 그동안 해왔던 일이라 마지못해 키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한양계협회(회장 이준동)를 비롯한 축산관련단체 협의회장, 한국계육협회 등 관련협회장들은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은 1~2일 이내에 죽으며 죽는 즉시 혈액이 응고돼 털이 뽑히지 않고 피를 뺄 수도 없어 도축 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고기는 절대 유통되지 않는다. 조류독감은 오염된 배설물을 통해 살아있는 조류 사이에서 전파되나 사람에게 직접 전파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조류독감은 닭·오리고기를 먹어서 걸리는 병이 아니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닭·오리고기를 통해 감염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음을 강조하며 가금류 소비가 위축된 현 시점에 추가적인 발생보도를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