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면 무등산 자락 고향집 곁에 창작실, 문학공원 짓고 작품 활동하며 후진양성

"Wellcome to 생오지"

우리시대 중진 언론인이자 교수, 문학가인 소설가 문순태.

그가 고향 마을에 마침내 평생의 꿈인 ‘문학의 집’을 마련한 곳이 “생오지”다.

2년전인 2006년 9월 가을의 길목에 접어들 무렵, 고향 마을 근처 담양군 남면 만월리에 문순태 문학의 집 ‘생오지’를 열게 된 것.

만월리 용연2구에 터를 잡은 문학의 집 ‘생오지’ 는 생오지 라는 마을 이름 그대로 소쿠리 속처럼 산이 에둘러 둘러싸여 있고, 마당에는 꺼병이들이 쫑쫑거리고 골짜기엔 고라니가 뛰어다니는 첩첩산골에 자리하고 있어 물도, 공기도, 인심도, 햇살처럼 맑고 詩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문학의 집 ‘생오지’는 지을 당시, 1천평의 대지에 건평 60평 규모의 문학적 의미를 가미한 나름 독특한 건물로 지었다. 흰색으로 칠한 지붕과 마치 펜촉 같은 첨탑은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작가의 문학적 포부와 희망을 보여주는 듯하다.

내실에는 작가가 평생 애지중지 아껴온 소장도서 1만여권이 서가에 꽂혀있어 누구나 와서 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고 담소도 나눌 수 있다. 문학 小事를 담은 각종 앨범들과 작가의 詩 ‘생오지에 와서’ 등도 벽에 걸려있는데다, 여러명이 앉아 차를 마시며 좌담을 나눌 수 있는 각양각색의 테이블과 소파도 마련돼 있어 마치 명동과 충무로 옛 찻집처럼 지극히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선 문학관련 세미나와 행사도 가능하다.

문학강연과 시낭송회, 작가와의 만남 등 각종 크고작은 문화행사를 소화할 수 있는 야외공간을 갖춘것도 ‘생오지’만의 장점이다.

지금은 ‘생오지’ 건물 앞 다랑이 논 2필지(주차장용)와 뒤편 언덕배기를 더 사들여 이곳에다 작가의 소망인 문학공원을 올해부터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문학공원엔 남도의 유명 시인들의 詩碑 50여기 가량을 세우고 지역 작가들의 창작과 집필을 위한 방갈로를 10여동 지을 계획이다. 그리하여 남도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마음놓고 쉬면서 애오라지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할 생각이다.

‘생오지’ 는 말그대로 ‘산골 쌩오지’ 여서 찾아가는 길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담양군 남면 소재지를 지나 유둔재 고개를 넘어 화순 가는 길 가암전원주택 방면으로 가다보면 우측으로 시멘트로 포장된 좁디좁은 시골 농로길이 나온다. 입구에 ‘용연문예마을’ 이라 쓰인 큰 입간판 아래, ‘문학의집 생오지’ ‘엠마우스교육관’ ‘용주농원 팬션하우스’ ‘용무농장’ ‘사슴목장’ ‘화실’ ‘찻집’ 등의 간판이 함께 달려있다. 이 길을 따라 약 1킬로미터 가량 산길을 올라가면 사슴이 뛰어노는 농장과 용연1구 산골동네를 지나서 맨 끝 골짜기에 10여채 가옥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용연2구 마을이 나온다. 이곳에 ‘생오지’가 자리하고 있다. 애초에 이곳은 아는 단골들만 다니던 유명한 찻집, 레스토랑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생오지’ 주변의 다랑이 논들과 정겨운 산골마을 풍경, 나지막한 언덕배기와 멀리 우뚝 서 있는 무등산 등 어느 것 하나 놓쳐서는 안되는 ‘생오지’ 만의 작품 소재들이 되고 있다.

작가 문순태는 문학의 집 ‘생오지’를 개관할 당시 "책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본인의 창작실 겸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린 문학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작가와의 대화, 시낭송회, 문예창작교실 등을 개설해 침체된 지역 문예창작활동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리하여 그 약속들이 지켜지고 또한 문순태 자신의 꿈도 함께 이뤄지고 있는 곳이 바로 ‘생오지’다.

‘생오지’가 처음 문을 열었을때 오픈 기념으로 소설 '원효를 말한다' 의 작가 한승원 씨를 초대해 ‘제1회 작가와의 대화’ 자리도 마련했었다. 이날은 남면 만월리 마을이 생긴 이래 아마 가장 많은 문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文鄕 , 藝鄕 담양에서의 의미를 새기면서 뜻깊은 시간을 가졌었다. 지역의 기관 단체장을 비롯해 외지에서도 문인, 언론인, 학계 유명인사 수많은 이들이 참석해 문학의 집 ‘생오지’ 개관을 축하했다.

작가 문순태의 바람대로 ‘생오지’가 문을 연후 크고 작은 문학행사가 이곳에서 자주 벌어져 호남문단은 물론이고 지역문화 발전에 신선한 감동과 함께 문학활동의 메카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생오지’ 개관직후, 꽃과 詩와 소리의 어울림한마당이 펼쳐지기도 했다.

문학의 집 ‘생오지’ 너른 잔디, 꽃밭에서 펼쳐진 詩 낭송과 국악한마당은 2만여평의 철쭉꽃밭을 무대로 시인과 함께 하는 산책을 시작으로 임영조 작 ‘춘란’ , 정일근 작 ‘연가’, 고재종 시인의 자작시 ‘능금밭을 서성이다’, 유시화 작 ‘새와 나무’, 송수권 작 ‘물꽃’, 오소후 작 ‘격 밖의 한마디’ 등 시 낭송과 문학의 향연이 펼쳐졌다.

판소리, 가야금 병창, 한량무와 남도민요 한마당도 어우러져 일방적 대도시 문화에 소외되어 있던 조용한 시골에서도 문화의 향기에 심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생오지’는 바야흐로 남도 문화예술의 산실로써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작가 문순태는 “꽃피는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하루가 향기롭고, 비 오는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세상 정갈해 지고, 햇살 짱짱한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그리움 더욱 목마르고, 바람 부는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삶의 무게 가벼워지고, 눈 오는 날 생오지에 오면 그대 영혼 가지런해진다”는 詩로써 사람들을 ‘생오지’에 초대하고 있다.

고향에 돌아온 지금 작가 문순태는 늘 마음속에 숙제처럼 붙들고 있는 것이 있다.

지금 하고있는 소설 창작대학 운영과 문학행사 외에 미완의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1-7권)을 10권으로 마무리 짓는 일과 ‘생오지’ 옆에 문학공원을 조성하는 일이다.

오랫동안 전남일보에 연재중인 소설 ‘타오르는 강’은 1920년대 일제하 광주학생만세운동을 중심으로 나주 궁삼면 에서 일어난 독립운동 사건을 실화에 바탕을 두고 대하소설로 집필하고 있는 작가의 평생 역작이어서 반드시 마무리를 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문학공원은 현재 작가가 적지 않은 사비를 들여 조성중인데 꽃과 詩碑, 그리고 창작방갈로 등을 갖춘 남도지역에서 제일 손꼽히는 ‘문예촌’으로 만들 계획이다. / 장광호 전문기자

소설가 문순태는...

그는 광주대학교 교수를 정년 퇴임하고 실로 55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척박한 지역 문화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창작실 겸 문화공간인 ‘문학의 집, 생오지’를 개관해 현재 많은 예술인들과 전공자, 창작 지망생들이 꾸준히 찾고있다. 그는 소설가로 유명하지만 언론인이자 교육자 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소설에 전념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마을 인근 남면 만월리 용연마을 쌩오지에 말 그대로 문학의 집 ‘생오지’를 지었다.

원래 그의 고향은 무등산과 백아산 사이에 낀 남면 구산리 장단마을로 빨치산 투쟁이 극심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낮에는 국군이 지배하고 밤에는 빨치산이 지배하다보니 이념과 무관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념 투쟁에 휘말려 희생됐다. 지금 현재 생가는 6.25때 군사작전구역이어서 불타 소실돼 버렸고 그 이후 다른 사람이 들어와 새 건물을 지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텃밭이나 샘, 나무 등은 생가의 옛 정취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때 고향을 떠나 다시 돌아온 것이 2년전이니까 실로 55년만의 귀향인 셈이다”는 작가 문순태는 그동안 그의 작품속에 고향의 기억들을 소설로 여러차례 담아내기도 했다. 96년부터 그는 고향을 형상화하는 작품들을 잇따라 발표해오고 있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향에서 뿌리뽑힌 댐 수몰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징소리’를 비롯하여 장편소설 ‘달궁’ 이나 중단편 창작집 ‘시간의 샘물’ ‘생오지 가는 길’ 등 단편 6편, 장편 ‘느티나무 사랑’ 등이 모두 작품속에서 고향을 다룬 이야기들이다.

유년시절에 겪은 지독한 가난 체험이 그의 작품창작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진 자보다는 가난하고 굶주린 자등 하층민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5.18을 포함한 격동의 현대사에서 보여준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관심도 작가 문순태의 문학작품에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그는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원래는 시인으로 문단에 첫 발을 디뎠다. 1965년 대학재학 시절 당시 조선대 교수로 재직하던 김현승 시인의 추천을 받아 당대 최고의 문예지였던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해 등단한 것이 문단과의 첫 인연이라고 한다. 이후 신문기자 20여년의 생활과 대학교수 10여년 등 언론인, 교육자, 소설가로 문화계 다방면을 섭렵하면서 이 지역 문단의 중진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다. 작가는 앞으로 3년여의 시간을 들여 이곳 ‘생오지’에서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그는 “담양이라는 곳은 예로부터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인해 삶과 문화가 지극히 문학적인 곳이다. 군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이러한 좋은 여건을 잘 이용해 담양을 남도문학의 寶庫로 만들어 가는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문학의 집 ‘생오지’ 연락처 061-381-2405, 문순태 작가 011-9897-2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