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왔건만 수만 마리 담양들녘 배회

지난겨울 실로 오랜만에 담양 들녘을 찾았던 까마귀떼가 겨울이 다 가도록 떠나지 않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 연유를 궁금해 하고 있다.

본래 겨울철새인 까마귀는 추수가 끝난 늦가을 무렵 남쪽 들녘을 찾았다가 겨울을 지내고 봄이 되기전에 먹잇감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까마귀떼가 이동하지 않는 것은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일까?

최근 몇 년사이 담양 들녘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까마귀떼들은 수만 마리가 겨울내내 수북들녘과 봉산들녘, 금성들녘 등을 배회하며 먹이 활동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담양 들녘은 기름진 들판인데다 비교적 먹이거리가 다양하고 많은 곳이어서 까마귀떼가 군락을 이룬 채 집중적으로 먹이 활동을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봄이 돼서도 까마귀떼가 담양을 떠나지 않음에 따라 지역민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수만마리 까마귀떼가 전깃줄에 앉아 있거나 창공을 나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라 겨울철 새로운 ‘명물’이 되겠다는 반응과 함께 화창하게 맞이할 봄을 시커먼 까마귀떼들이 뒤덮고 있어 기분이 썩 좋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일각에서는 그보다는 철새들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원이라며 이 까마귀들로 인해 혹시라도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이들은 “수만 마리 까마귀떼가 집단으로 낮게 나는 것도 겁이 나는데 시도 때도 없이 마을 주변 전선 위를 날아들어 분비물을 배설하거나 시끄러운 울음소리를 내고있어 빨래도 못 널뿐 아니라 소음공해도 이만저만 아니다”고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서는 보건당국이 귀를 기울여 보다 세심하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최근 몇 년사이 담양 들녘에 까마귀떼가 많아진 것은 풍부한 먹이와 분지형태의 지형적 좋은 여건에 겨울 내내 따뜻한 온도가 유지돼 까마귀들의 먹이 활동에 좋은 조건이 되고 있는데다 매, 솔개 등 천적인 맹금류마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장광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