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공중목욕장, 지어놓고 3개월간 방치

어이없는 탁상행정으로 2억원이 넘게 들어간 공중목욕장(찜질방)이 성수기인 겨울을 다보내고 다음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 들어선 대덕면 공중목욕장이 건물만 지어 놓고 관리·운용에 관한 지침이 늦어져 수개월 동안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지사 특수시책사업으로 시행되고 있는 ‘공중목욕장’ 사업. 타 시·군에서는 지난 겨울 농민들의 피곤한 몸을 위해 공중목욕장을 운영해 새로운 마을공동체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도 시원하다고 느끼는 내열성 체질의 민족으로 뜨거운 구들장에 누워 지지기를 좋아해 ‘찜질방’이 각광받고 있다는 점을 착안, 벽지 노인들의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까지 도움을 주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이 공중목욕장 사업은 박준영 도지사가 애정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피곤한 몸을 풀기 위해 찜질방 한 번 가보려 해도 가지 못하는 벽지 노인들을 위해 고안한 사업으로 이미 각 시·군에서는 정착단계에 있다.

그러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엇박자를 낸 郡의 절름발이 행정으로 2억원을 넘게 들인 공중목용장이 전시물로 전락,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해 1월 “초고령화사회 도래에 따른 노인들과 군민들의 건강 증진 시설로써 활용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대덕 공중목욕장 건립사업은 대덕 운암리 454-12번지에 들어설 계획을 세우고 사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공유지였던 대덕보건지소 옆 답 513㎡를 지난해 2월 23일 군유재산관리계획 심의를 거쳐 건설부지로 확정하고 28평의 찜질방과 저온찜탕, 샤워장, 휴게실을 갖춘 공중목욕장 건립을 추진하며 도비 1억원과 군비 1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무슨 연유인지 다 완공된 공중목욕장이 운영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건물은 모두 지어졌는데 도무지 문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공업체의 실질준공계 제출일은 작년 12월 20일이며 준공검사일 또한 작년 12월 28일이어서 적어도 건물은 11월경에는 완공됐을 것이므로 지난 겨울 4개월 동안 문은 잠겨져 있었다.

주민 최모씨는 “찜질방 만들어 놓고 겨울 다가도록 문을 안 여니 좋은 건물 지어놓고 썩히고 있는 꼴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이해하지 못 할 행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찜질방 만든다고 해서 ‘한 참 추울 때 일하고 몸 좀 지지면 좋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겨울도 다 가고 여름이 오고 있으니 이제 문 열어 봐야 누가 가겠냐”며 시기를 놓친 사업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한 주민은 “TV에서 보니 어느 郡에서는 마을 이장이 앞장서 주민들과 함께 공중목욕장에 가 고구마도 먹고 담소를 나누며 찜질을 즐기던데 왜 우리 마을에서는 있는 시설도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모르겠다”며 “뭐 짓는 다고 돈은 잘 쓰지만 정작 운영하는 데는 빵점”이라며 절름발이 행정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공중목욕장 사업이 처음이라 운용에 관한 지침 마련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데서 빚어진 일 같다”며 “공중목욕장 내 냉장고나 옷, 보일러 관리인 등 필요한 물자와 인력이 많아 조금 늦어졌으나 3월 12일 경 운용규칙이 마련됐으니 곧 시행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찜질방 이용이 많은 겨울 다보내고 1년 가까운 사업 준비기간 동안 공중목욕장 운용을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것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