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옮기다 가는 세월”

“툭하면 바뀌는 일터와 부서, 일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짐 싸들고 이리저리 옮기다 보니 일할 맛이 안납니다.”

요즘 담양군 일부 공무원들이 술자리에서 자주 하는 말, 푸념이다.

담양군이 민선4기 들어 평균 45일에 한번씩 지난 1년8개월 동안 무려 14차례나 인사를 한 행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잦은 인사 때문에 자리를 옮긴 공무원들이 업무파악과 임지적응은 고사하고 보따리 싸들고 이사하기 바빴으니 그 불편과 고통은 또 얼마나 컷 을까 싶다.

담양군의 이같은 인사행태를 두고 항간에서는 ‘회전문 인사’ 니 ‘뽑기 인사’ 니 ‘줄세우기 인사’ 니 ‘보따리 인사’ 니 별의별 말들도 많다. 숨고를 틈도 없이 뺑뺑이 돌다보니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왜 아니 그러겠는가.

공무원들의 보직과 자리가 자주 바뀌는 것은 여러면에서 좋지 않다. 우선은 전문성을 떨어뜨려 행정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새로운 임지와 보직을 받아 마음먹었던 것을 한번 해보려 해도 그 뜻을 펴보기도 전에 자리가 바뀌어 버리니 어찌 효율성을 따질 수 있겠는가. 게다가 윗사람도 아랫사람도 수시로 얼굴이 바뀌는 것은 조직화합에도 좋은 일이 아니다. 손 한번 맞춰보기도 전에 사람이 바뀌어서야 어디 업무와 팀웍이 제대로 돌아가겠는가.

인사는 재정권과 함께 단체장의 고유 권한 이라고들 한다. 현재의 법과 제도가 이를 인정하고 있으니 그 사실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담양군이 왜 이렇게 잦은 인사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정기적인 인사와 새로운 인재의 충원은 항상 필요하고 자연적인 현상이다. 담양군도 결원과 충원, 적재적소의 인력배치 등 필요한 인사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때마다 시의적절(時宜適切)한 인사를 했다고 강변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달보름만에 한번씩 행해진 인사다 보니 사실상 공무원들의 사기도 저하되고 업무효율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투명성 문제와 보복성 인사라는 오해까지 받지 않을려면 이제라도 보다 신중하고 효율적인 인사시스템이 가동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