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민선4기 1년8개월 동안 14차례 인사
한달 보름만에 한번 꼴“기록적”

담양군 일부 공무원들이 공복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툭하면 자리바꿈 하는 잦은 인사 때문에 맘 잡고 일 한번 제대로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리 옮기다 세월만 다 간다”는 술자리 하소연이 이해가 간다.

담양군은 민선4기 지난 1년8개월 동안 총 14번의 공무원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45일만에 한 차례씩 인사를 한 것으로 가히 전국 자치단체 중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기록적인 횟수다.

이 기간동안 단행된 담양군 공무원 인사 현황을 살펴보면, 민선4기 출범 첫해인 지난 2006년 7월 24일 첫 인사를 단행한 이래 불과 보름만인 8월 8일에 소폭 인사를 하였고, 이어 두달만인 10월9일에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전직급과 직렬에 걸쳐 승진 12명을 포함해 249명이 한꺼번에 자리를 바꾸는 대규모 인사가 단행됐다.

이어 한달후인 11월 1일에도 소폭 인사(승진인사 포함)가 있었으며, 3개월후인 이듬해 2007년 2월 5일자로 승진위주 소폭 인사가 있었다. 두달후인 4월10일엔 승진 19명을 포함해 70여명이 자리를 옮기는 대대적인 인사가 단행됐다.

그후에도 공무원 인사는 계속 이어져 6월20일 소폭 인사, 7월13일 소폭 인사, 이어 8월 2일에는 승진 등 8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사가 이뤄졌다. 다음달인 9월6일에도 10여명의 공무원 인사가 있었고, 그 다음달인 10월 26일에 5급 사무관 승진 및 전보 등 소폭 인사가 단행됐으며, 11월 27일에도 신규채용 및 전보 등 15명의 인사가 이뤄졌다.

금년 들어서도 2.11일과 2.18일 두 차례에 걸쳐 승진, 전보 등 100여명이 넘는 대규모 인사가 단행됐다.

담양군의 이같은 인사행태에 대해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어디로 발령나든 상관없이 월급만 받아 먹으면 된다” 는 식으로 아예 자포자기 해버리고 세월을 보낸다는 사람도 적지않다는 소문이다.

공무원이 인사에 따라 자리를 옮기게 될 경우 새로운 근무여건 아래서 업무를 보려면 최소한 일정기간 시간이 필요할 테고 특히 한 지역을 관할하고 책임지는 읍면장일 경우는 지역현안을 파악하고 주민들과 대민관계를 익히는데도 최소 몇 개월은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에 5-6개월, 심지어는 3-4개월만에 자리바꿈 되거나 읍면장이 교체되는 이런 잦은 인사로 공무원들을 돌리게 되면 어떻게 그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겠는가. 담양군 공직사회가 인사와 관련해 불평과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이다.

담양군이 잦은 인사를 단행하다 보니 어떤 공무원들은 민선4기 18개월 동안 3-4차례 자리를 옮겨야 하는 고충을 겪기도 했는데, 출퇴근과 근무 여건이 이렇게 자주 바뀌다 보니 일부 공무원들은 아예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광주로 다시 이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문제가 여기서만 그치는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높다.

몇 개월 기간을 두고 공무원들을 이곳 저곳으로 뺑뺑이 돌리는 듯한 인사가 잦다보니 인구도 더 줄고, 지역경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또 잦은 인사가 과연 공무원의 자질과 능력, 업무환경에 맞는 적재적소의 인력배치가 되고 있느냐는 물음으로 이어져 공직사회에 불신까지 낳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조직 결집력 약화와 함께 근무기강 해이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얼마전 담양군공무원노동조합 박귀호 노조위원장이 민선4기 공무원 인사관행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실시하라” 며 인사관련, 불만을 표출하는 글을 군홈페이지에 게재, 공직사회의 우려감을 대변한 바도 있다.

아울러 민선4기 담양군은 너 댓 차례의 공무원 특채로 인해 郡홈페이지와 인터넷, 언론 등에 특혜시비 등으로 도마 위에 올라 시끄러운 적도 있어 공무원 인사가 이렇듯 너무 자주 이뤄지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높다.

자주 행해지는 공무원 인사는 업무효율성 저하, 공직기강 해이 등 일반적인 우려를 넘어서공직사회는 물론 군민들에게도 불신과 의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볼 때 향후 담양군의 보다 투명하고 신중한 인사 행태가 요구되고 있다. /장광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