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 연설서 밝혀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71회 국회 임시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모두에서 “저는 오늘 고해성사 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참패했다”며 “이번 대선패배는 지난 수년간 시대적 변화와 국민의 열망을 직시하지 못하고 오만과 독선적인 모습을 보인데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며 반성했다.

그는 이어 “‘민주평화개혁세력’은 낡은 틀에 갇혀 시간을 소모하고, 이러한 민생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고 효과적으로 대응하지도 못했다”며 “그동안 ‘우물 안’에 갇혀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간절한 노력이 부족했던 점, 국민의 삶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열정 대신 이념의 틀에 갇혀버린 점에 대해, 당을 떠나 중도개혁을 지향하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사죄를 드리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진 연설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고질병인 양극화 해법의 핵심은 일자리”라며 “MB 노믹스에는 일자리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이 전체 일자리의 88%를 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필요하다”고 말하고 “이명박 당선인의 ‘친 기업’ 정책이 ‘친 재벌’ 이 아닌 ‘친 중소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는 “우리의 다음 세대까지 자자손손 영향이 미칠 사업을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1년 설득, 4년 건설로 임기내 마무리하겠다는 욕심은 위험하다” 며 “‘한반도운하검증 범국민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그렇게 해서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라며 “만약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려고 한다면 대통합민주신당은 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교육 문제와 관련 “교육은 시장논리로만 풀어가서는 안 되는 영역이며 교육정책은 시장의 경쟁을 보정해 주는 사회복지의 기능을 함께 수행해야 한다” 며 “실질적인 교육기회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가난의 대물림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강화되는 쪽으로 정책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핵 폐기를 모든 남북관계의 전제조건으로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전문가들은 북핵 폐기까지 적어도 4-5년이 경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며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임기 내내 남북관계개선을 위해서 사실상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새 정부의 ‘작은 정부 큰 시장’의 기조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단순히 부처 수를 줄이는 것만이 작은 정부는 아니다. 부처수를 줄이는 데만 너무 급급한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른 나라와 차별화 전략차원에서 만들어진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의 폐지는 신중하게 재검토되어야 한다”며 “없애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다시 기능을 분산시킬 경우 우리가 가졌던 비교우위가 지속될 수 있는가의 여부를 세밀히 점검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통일부는 정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분단국가로서의 역사적 특수성과 헌법정신을 존중하여 통일부는 반드시 존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 동안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평화, 경제와 복지, 말과 표현의 자유를 얻었다. 국민이 찾은 소중한 가치들”이라며 “이제 다시 출발하겠다. 지난 10년 동안 추구해왔던 소중한 가치를 지켜 나가면서 미래 세력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등소평은 80년대 초 개혁 개방을 시작하면서 힘을 기를 때까지 몸을 낮추는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대외정책의 뼈대로 삼았다”며 “결코 좌절하지 않고, 국민이 우리를 선택하는 날까지 도광양회의 자세로 뛰겠다”고 거듭 반성했다./서영준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