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폐교 중 13개교 개인에 매각
활용방안…지자체가 나서야

인구가 다시 늘어나면 그 때 다시 학교를 찾을 수 있을까.

폐교 활용 방안을 놓고 여러 가지 대안이 나왔지만 결국 개인들의 사적용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군내 폐교 16개교 중 13개교가 작년 월산동초교를 끝으로 모두 개인에게 매각됐으며 4개교만이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중 진정 주민의 품으로 돌아온 학교는 대덕 용산분교가 유일하며 3개교는 산업재해안전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체험학습장(금성남초교)과 郡이 운영하는 한국온실작물연구소(수북남초교), 고서 주산리 담양예술인촌(고서주산분교)이 고작이다.

당초 교육부와 정부는 폐교 활용방안을 놓고 매각이나 임대시 허용사업과 불허사업을 정해 매각되더라도 공공적 성격을 띨 수 있도록 법을 정비했다.

이를 보면 교육시설이나 주민복지, 농업생산, 문화예술사업, 사회복지시설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 등에만 매각이나 임대가 허용되도록 했고 위락시설이나 별장, 미풍양속 저해, 환경오염,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시설, 당해 지역주민이 반대하는 사업 등은 매각이나 임대가 되지 않도록 했다.

또 ‘매입 및 임대 활용시 금지사항’으로 임대시에는 영구시설물을 축조할 수 없게 돼 있고 매각된 경우라 할지라도 계약당시 사업 목적 외 사용은 안 되며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전매도 금지돼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이 모두 물거품으로 변해버렸다.

폐교에 관해 우선 적용되던 ‘지방재정법’이 2005년 수정되며 2006년 1월 1일부터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의 적용을 받게 됐다.

이로 인해 지방재정법 제75조가 규정하던 특약등기조항 즉, ‘계약당시 사업 목적 외 사용 불허’의 내용은 개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삭제됐고 이러한 영향으로 기존에 사업목적을 제시해 폐교를 매입했던 개인들도 굳이 계약 당시 사업목적을 고수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 속에서 폐교를 매입한 개인들은 이익창출에만 급급한 나머지 폐교활용에는 관심도 없으나 도시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이미 금성면의 한 폐교는 명의가 세 번이나 바뀌며 당초 매입가격이 2억원이었으나 마지막 거래가는 7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창평유곡분교의 경우 원래 학교가 들어선 자리는 마을 ‘숲계’(마을과 가까운 곳에서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마을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던 숲)의 숲이 있었던 곳으로 학교부지의 연원을 일깨우며 학교를 되찾자는 동문들의 염원으로 개인에게 매각됐던 학교를 다시 매입하려 했으나 매입자가 4억 4500만원에 매입했던 학교를 7억원을 제시하면서 일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 마을 박모 이장은 “애초 유곡분교가 매각공고가 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뒤늦게나마 총동문회측에서 힘을 모아 학교를 다시 매입하려 했으나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해 학교를 다시 찾지 못했다”며 “현재 학교는 비어있는 상태로 마을로 진출입하는 차량의 편의를 위해 길이라도 조금 양보해 줄 것을 호소했으나 이마저도 폐교 소유자에 의해 묵살당해 마을주민과의 관계가 매우 껄끄러운 상태다”고 말했다.

이 유곡리 절산마을은 학교를 지나 마을로 진입해야 되나 학교 정문이 돌출돼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직각으로 꺽인 길을 가야하며 노폭도 차량이 겨우 한 대 지나갈 정도이다.

이처럼 폐교소유자와 마을 주민들간 갈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에게 매각돼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학교는 △만덕초 입석분교(매각연도 2001, 매각금액 4천만원), △창평북 광덕분교(2000, 9800만), △만덕초 금당분교(2002, 1억4300만), △광덕초 외동분교(2001, 5900만), △월산북초교(2001, 3억2000만), △삼산초교(1997, 10억9000만), △용면용연초(2002, 5억), △창평 유곡분교(2002, 4억4500만), △광덕초교(2003, 2억2000만), △한재초 중옥분교(2006, 12억4000만), △무정동초교(2007, 3억6000만), △월산동초교(2007, 4억1000만)로 전체 16개교 중 12개교에 달한다.

이외 △수북남초교와 △주산분교는 수의계약대상으로 郡과 예술인협회가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용산분교는 주민들이 1년에 약 5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고 있다. 산업안전체험학교로 쓰이고 있는 △금성남초교는 2000년, 3억6000만원에 매각됐다.

교육청관계자는 “폐교 문제는 특히 전라남도에서 큰 문제로 부상되고 있다. 경상도지역은 산업체가 많아 물류기지 등 폐교활용도가 높으나 전남권역은 곡성 32개교, 고흥 70여개교 등 아직 매각도 되지 않은 학교가 많다”며 “월산동초의 경우 매각공고 5회만에 매각되는 등 900여개에 달하는 전남지역 폐교의 활용을 바라는 것은 요원하나 그마나 담양의 경우 광주근교여서 매각이라도 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인구 증가가 없어 폐교 위기에 처해있는 학교는 계속 발생하고 있으므로 지금은 폐교의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시기이다”며 “폐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장 등이 유치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서영준 記者